음악회·사진전·학술대회 등 다양한 행사

광화문 교보빌딩에 있는 대산 신용호 흉상.

영암출신 교보생명 창립자인 대산(大山) 신용호 전 회장이 이달 30일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교보생명은 신 전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음악회와 사진전, 학술심포지엄 등을 개최한다. 기념음악회는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며 기념사진전은 오는 28일까지 종로구 교보생명 본사와 서초구 교보타워 등에서 개최된다. 14일에는 ‘대산의 교육이념과 미래교육 방향’을 주제로 신 전 회장의 교육철학을 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도 열린다.

1917년 덕진면 노송리 솔안(송내) 마을의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난 신 전 회장은 1958년 교보생명의 전신인 ‘대한교육보험’을 설립했고 1981년 교보문고를 열었다. 2003년 9월 86세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교육과 보험에 헌신했다.

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현실에서 신 전 회장은 ‘교육이 민족의 미래’라는 신념으로 교육보험 상품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새로운 보험회사 설립을 꺼리는 정부의 방침 때문에 난관에 부딪쳤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당시 김현철 재무부 장관 집 앞에서 반년을 기다린 끝에 만나 설득할 수 있었다. 1958년 대한교육보험 창립과 동시에 ‘진학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교육보험은 한국만의 독창적 상품이었다.

신 전 회장의 또 다른 업적은 교보문고 창립이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의 금싸라기 땅에 서점을 세우겠다고 했을 때 임직원들은 돈이 안된다며 반대했다. 신 전 회장은 “사통팔달 제일의 목에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작가나 대학교수, 사업가,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도 탄다면 그 이상 나라를 위하는 일이 어디 있으며, 얼마나 보람 있는 사업입니까”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1981년 6월 교보문고가 문을 열었다. 단일 면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서가 길이가 24.7㎞에 달했다.

광화문 사거리 교보생명 건물에 ‘광화문 글판’을 내걸자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초기엔 계몽적 메시지 위주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신 전 회장은 “기업 홍보는 생각지 말고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해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신 전 회장은 1983년 국제보험회의(IIS)로부터 보험업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세계보험대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고, 13년 뒤에는 ‘세계 보험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다.

한편 신 전 회장은 영암교육지원청에 장학기금 2억1천400만원을 출연해 1973년 (재)영암군장학회를 출범시켜 고향의 후진양성에도 힘썼다. 올해도 중·고·대학생 25명에게 모두 1천590만원이 전달됐고, 지금까지 중학생 1천234명, 고등학생 415명, 대학생 99명 등 모두 1천748명이 장학금 혜택을 보았다.

거창신씨 영암문중들은 지난 2005년 솔안마을 생가터에 공덕비를 세워 그의 공덕과 뜻을 기리고 있으며, 해마다 게이트볼 대회도 개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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