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관광시대, 지역 자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해바라기, 유채, 메밀로 4계절 농촌관광
농작물 사잇길만 걸어도 마음 개운해져 

경관농업의 대명사 학원농장

전북 고창은 원래 보리농사가 잘 되고 산지로써도 유명한 곳이다. 옛 지명 또한 모양현(牟보리 모. 陽양지 양. 縣)을 썼을 정도이다.

고창군 공음면에 자리한 학원농장의 역사는 1960년대 진의종 전 국무총리가 고창지역 서남부 미개발 야산(한새골 일대) 10만여 평을 개발하면서 시작된 것이 유래다. 60년대에는 양잠, 70년대에는 목축업, 80년대에는 수박과 땅콩을 재배했다.

1992년에는 현 경영자인 진영호 대표가 ㈜금호를 퇴직하고 귀농해 작물을 보리와 콩, 5천여평에는 비닐하우스를 짓고 관광농원을 인가받아 농촌관광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광활한 대지에 보리를 심기 시작했는데 경관이 아름답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광객이 끊이지 않았다.

90년대 화훼시장이 개방되고 2005년 폭설로 시설하우스가 모조리 붕괴되는 사고를 겪으면서부터는 경관농업에 전념하고 있으며 2015년 농업법인 ‘넓은들’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청보리축제로 관광객 ‘봇물’

고창군은 2005년 기획재정부로부터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됐으며 2010년까지 총 세 번의 우수특구로 선정됐는데 학원농장이 핵심농장이다. 현재 경관농업특구는 중소기업청이 지정하고 있다.

학원농장의 총 면적은 현재 49만5천868㎡(15만평. 여의도 크기의 약 5분의 1))이며, 이중 42만9천752㎡(13만평)은 농지이며 나머지는 숲과 과수원이다.

진영호 대표이사는 고창청보리밭축제위원장,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선동권역 추진위원장, 농업회사법인 넓은들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진 대표는 귀농해서 화훼를 하면서 투자한 만큼 수익이 오르지 않아 농업부채 악순환이라는 쓴잔을 마셨는데 포기하지 않고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상춘객들이 꾸준히 찾아오기 시작해 농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진 대표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건 좋은데 봄에만 왔다. 그래서 여름과 가을에도 경관가치를 가진 작물을 찾기 시작했다”며 “여러 작물을 키워본 후 2003년부터 해바라기와 메밀을 대대적으로 심었고 특별히 홍보도 안했는데 관광객이 물밀 듯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를 본 고창군청 직원들이 농장에서 축제를 열자고 제안했으며 2004년 고창군이 주최하고 고창청보리밭축제위원회가 주관해 처음으로 청보리밭축제를 개최했다. 당시 약 27만 명이 온 것으로 추산됐으며 현재는 50만 명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았으며 홍보 효과와 함께 연간 2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구 5만9천여 명의 고창군이 청보리밭축제로 활력을 얻고 있다.

해바라기와 코스모스도 자라

주로 메인은 겉보리라고 볼 수 있다. 전년 10월초에 파종해 이듬해 6월 중순경에 수확한다.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의 파란 이삭이 나온 시기의 겉보리가 가장 보기가 좋아  청보리라 이름을 지었다.

보리는 6월 중순에 수확하고 메밀을 8월 달에 심는데 이때까지 밭이 50여일 비어있게 된다. 하지만 8월에는 비가 많이 와서 메밀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파종일을 늦추거나 다른 밭에 심고 이 빈 시기를 빨리 자라는 화초류를 심는데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등이다.

지난 8월 18일 본지 기자가 찾은 학원농장 들판 4만여 평에는 온통 해바라기로 가득 차 이를 보고자 하는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찾아오고 있었다.

메밀은 속성작물이기 때문에 8월 말에 파종하면 9월 달에는 꽃을 볼 수 있으며 10월 중순 경에 수확을 하게 된다.

겉보리와 메밀은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해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역할이 끝나면 수확해 학원농장 직영식당에서 보리비빔밥, 메밀국수, 메밀묵, 메밀전 등으로, 직영매점에선 가공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사계절 관광으로 지역에 ‘활력’

학원농장의 봄은 보리와 유채꽃으로 시작한다. 보리밭의 녹색과 유채밭의 노랑의 어울림으로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다.

이 축제는 특별히 주무대를 만들고 인기가수를 부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3주간의 긴 기간과 보리밭 자체와 사잇길을 걷는 것이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기간 축제마당을 준비해 어린이들을 위한 민속놀이 기구 등을 갖추고 있으며 전시와 문화공연 각종 퍼포먼스, 시골장터, 주말에는 흥겨운 공연을 마련한다.

축제기간이 긴 것은 관광객들이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아무 때고 찾을 수 있고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피하며 축제 종사자들의 피로누적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름은 해바라기가 주인공이다. 2006년부터 최고로 경관이 좋은 밭 중앙에 조성을 했는데 평이 매우 좋았다.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지만 꾸준히 방문객이 늘어나 학원농장 직영 매점과 식당의 수익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가을은 소금을 뿌린 듯한 메밀밭인데 9월 중순부터 10월 상순까지 메밀꽃잔치가 열린다. 2003년부터 재배를 해왔는데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성공적이었다. 처음엔 10만평 규모였다가 현재는 주변 농가들도 합세하면서 20만평 규모로 늘었다. 관광객이 오지 않는 9월과 10월에 열리면서 학원농장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했다.

겨울은 보리가 싹을 튀여 잔디 정도로 자라는데 이 상태에서 눈이 와 보리를 뒤덮으면 하얀 광야가 펼쳐져 시원한 감을 준다. 이때에는 드라이브 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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