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차게 움직이는 이웃 강진을 보면 날로 쇠락해가는 영암의 현주소가 더욱 뼈저리게 느껴진다. 앞으로 그 간격은 넓어졌으면 넓어졌지 좁혀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돼 영암군민의 한사람으로써 더욱 서글퍼진다.

2014년 KT영암지점이 강진지점과 통합되면서 20명에 달하던 직원들이 떠났다. KT&G 영암지점도 역시 그 무렵 폐쇄돼 삼호·학산·미암면은 목포지점에서, 영암읍을 비롯한 신북·시종·금정면 등 나머지 면단위는 나주지점에서 각각 관할하고 있다.

한국통신공사와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전신이었던 이들 공기업은 2001년 민영화를 통해 실적위주의 경영효율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존의 지점망과 인력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엔 투자를 않겠다는 적자생존의 논리가 작용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건물은 임대를 내놓거나 그대로 방치돼 볼썽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다.

KT&G 건물의 경우는 신축한 지 불과 몇 년 안됐지만 영암지점이 폐쇄되는 바람에 빈 건물로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KT건물도 민간 사업자가 일부 임대사용하고 있지만 빈 공간이 많이 남아돌고 있다. 군청 소재지인 영암읍에선 군청, 경찰서, 교육청, 우체국 등 여타 공공건물과 함께 비교적 큰 건물에 속한다. 따라서 그만큼 눈에 띌 수밖에 없고, 빈 건물은 퇴보하는 영암의 상징물로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영암군은 인구·예산 등 외형적으로 볼 때 강진군과 비교도 안 되는 곳이지만 오히려 퇴보하고 있음은 심히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암은 각급 기관이 빠져나가는 대신에 강진은 전라남도축산기술연구소가 들어서고, 국가기관인 광주전남지방통계청 출장소가 수년 전 강진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런가 하면 전라남도 공무원교육원도 유치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음식점을 보더라도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군민들의 의식수준도 비교된다.
원인과 처방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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