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기업이자 코스피 상장사로 섬유제품을 생산해온 전방이 누적된 적자와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일부 공장 폐쇄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한다. 전국의 6개 사업장 중 3곳을 폐쇄하고 근로자 600여명을 구조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섬유업계의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업계 불황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쳐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두 번째 사유인 듯하다.

영암지역에도 17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공장이 가동되고 있어 그 파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전방은 이외에도 광주 임동과 평동, 전북 익산, 천안, 시흥 공장 등 6개 사업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 평동공장 120여명, 임동공장 100여명, 영암공장 170여명 등 광주·전남에만 4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어떤 곳의 사업장이 폐쇄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광주 임동공장을 평동공장으로 통폐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영암공장도 극한 상황까지 내몰릴 것으로 생각은 안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저임금 국가로 공장이전을 서둘러왔던 국내의 기업환경에 비춰볼 때 인건비가 생산비에서 중요 비중을 차지하는 섬유업의 특성상 언제든지 베트남 등지로 공장이전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방과 함께 한국 산업화를 이끈 1세대 섬유업체인 경방은 광주공장의 생산시설 절반을 옮기겠다고 밝힌 뒤로 이미 2013년 3월부터 베트남 공장을 가동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경방은 지난해 4월부터는 2공장을 증축하는 등 해마다 베트남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취업 절벽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한국을 떠나는 기업들, 극심한 불황으로 문닫는 공장들이 즐비한 산업단지, 인력이 없어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농공단지…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하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