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6주년에 부쳐

영암신문이 오늘 7일자로 창간 16돌을 맞았다. 2001년 7월 7일, 행운의 수라 불리는 ‘7’을 두 개씩이나 겹친 날을 택해 고고의 성을 터뜨린 것이다. 공교롭게도 16년을 낱수로 더하니 7의 숫자다. 그렇다면, 행운의 숫자 ‘7’은 어떤 수일까. 7은 10까지의 수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1부터 7까지 곱한 값은 7부터 10까지 곱한 값과 같다. 또한 7을 빼고 1부터 6까지 곱한 값과 8부터 10까지 곱한 값도 같다. 이렇듯 7은 10까지의 수에서 연결과 단절의 역할을 하며, 1부터 10까지의 수에서 균형을 이루는 중심역할을 한다.

그런가 하면, 7은 음악과도 연관된다. 7음을 나타내는 ‘도-시-라-솔-파-미-레-도’는 5선 악보의 발명자인 다레초(Guido d’Arezzo)가 1000년경에 제안한 것인데, 라틴어의 첫 글자들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이처럼 7음계는 음악의 수학적 조화에 의해 지배되는 우주의 모형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 신과 인간 모두에게 듣기 좋은 천상의 화음, 천국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음계를 디자인하고 사용해 왔던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일곱 빛깔의 무지개, 고대 문명의 7대 불가사의, 점성술에서 이야기하는 일곱 개의 행성, 중세 교육의 일곱 가지 교양과목(문법, 수사학, 논리학, 산술, 기하학, 음악, 천문학), 중국의 파고다, 달라이 라마가 거처하던 포탈라 궁 등의 7층 건물, 바빌로니아의 신전인 지구라트의 각 층은 일곱 개의 천체를 나타내는 색깔로 돼 있다. ‘파타고라스의 일곱 자녀’, ‘아틀라스의 일곱 딸’처럼 7은 신비함 그 자체인 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균형을 이루고 천상의 화음을 내며, 신비스러움을 간직한 그 날, 척박한 토양에 첫 삽을 뜬지 벌써 16개의 성상을 이어가고 있다. 감개가 무량할 뿐이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그 시절, 척박하기만 했던 토양에서 뿌리를 내리기란 그리 쉽지만 않았다. 하지만, 돌탑을 하나하나 쌓듯 공을 들여온 세월이 무릇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방자치제의 부활과 함께 탄생한 지역신문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할 것이다. 지방자치의 궁극적 목적이 주민들의 편익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있다고 할 때 지역신문의 역할은 지역사회 내의 정보교류나 여론수렴의 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비평을 통해 지역사회의 중심을 이루고 건강한 시민사회를 유지시켜주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영암신문은 지난 16년간 지역 내 크고 작은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군민들에게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며 지역의 여론을 이끌어왔다고 자부한다.

또한 주민들의 자치의식을 함양시키고 지역문화의 선도자로서 역할을 담당하며 지방자치 발전에 일조해 왔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지수나 삶의 만족도는 아무리 채워도 부족하듯이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소외된 이웃을 배려하고 소수의 이익과 주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대안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는가 하는 점 등일 것이다.

따라서 영암신문은 지역민에게 밀착하여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지역의 여론을 균형 있게 정리할 수 있는 중심역할을 할 것이다.

영암신문이 탄생한 7일을 맞아, 행운의 숫자 ‘7’의 의미를 되살리며, 지역에서 균형을 이루는 중심역할, 지방자치시대 민관이 천상의 화음을 낼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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