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찌 살라고” … 최악의 농업·농촌 작년엔 수발아 피해

지난해 수발아 피해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 농가들이 올 들어 봄 가뭄이 지속되면서 밭작물이 타들어가는 등 최악의 농업환경을 맞고 있다.
더구나 최근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오리의 최대 주산지로 그동안 최대 피해를 입었던 축산 농가들도 전국적인 비상사태에 마음을 졸이며 극도의 긴장 속에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 6~7일 고대하던 비가 내렸지만 가뭄을 해갈하는 데는 크게 부족한 강수량으로 농어촌공사 영암지사는 전남지역에 70~100㎜의 비가 더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암지역은 7일 현재까지 강수량이 124.4㎜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 453㎜에 비해 37.6%에 그쳤다. 이에 따라 관내 227개소 저수지의 저수율도 평균 50.1%까지 떨어졌다.
이로인해 영암관내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도 뚝 떨어져 군 관리 저수지 88개소의 경우 50%, 농어촌공사 관리 저수지 139개소는 50.2%의 저수율을 각각 나타내고 있는 등 평균 50.1%의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영암군 관내 논 1만5천430㏊ 가운데 1만3천115㏊의 논에 모내기가 완료돼 85%의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모내기 논 가운데 신북면 덕산 5㏊, 학산면 묵동 7㏊ 등 12㏊의 논에서 물 마름 현상이 발생하는 등 가뭄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밭작물은 농민들의 시름을 더해주고 있다.
최근 내린 비로 다소 해갈은 됐지만 관내 파종면적 4천744ha 가운데 550ha가 시들음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구마·채소 주산지인 덕진면은 약 200ha가 시들음 현상을 보이고, 고구마·고추농사가 많은 미암지역도 약 200ha가 가뭄에 시달려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금정면은 고추·깨(95ha), 영암읍은 고추·깨(30ha), 학산면은 고추·깨(15ha), 서호면에선 고추·옥수수·콩(10ha) 작물이 시들음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사상 유례 없는 쌀값 폭락과 수발아 피해로 농가들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태풍과 잦은 강우 등의 영향으로 영암에선 1천842ha의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량은 조곡 기준으로 9천195톤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예년에 30%를 웃돌던 특등비율이 지난해는 15%에도 못미쳐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져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재해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병해충에 의한 피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에서 제외됐다.  
그런가 하면 AI 공포가 또다시 엄습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영암지역에선 AI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인근지역 오리농장에서 AI가 검출돼 방역당국의 통제에 들어간데다 최근 수년사이 연례적인 피해를 입어 언제 몰아칠지 모르는 재앙에 공포에 떨기도 했다.
지난해 가까스로 AI를 피해갔지만 최근 또다시 AI 공포가 덮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처지다. 
소 사육농가들도 지난해 소 값이 떨어지고 청탁금지법 시행 및 경기침체 등으로 소 사육환경이 날로 심상치 않아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덕진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업인(61)은 “농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농사지을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저 막막할 뿐이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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