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를 넘어 귀향까지’ 수기의 주인공

일제 강제징용 수기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의 주인공 이상업 옹(영암읍 망호리)이 지난 5월 2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징용자들의 비참한 삶, 나라를 빼앗긴 식민지 민중으로서의 고통과 설움이 잘 나타나 있는 ‘사지를 넘어…’는 지난달 일본어판이 제작된데 이어, 최근 2판이 발행되는 등 학생들과 일반인들 사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어판은 일제 강제징용 실상을 일본사회에 알리기 위해 출간됐다.
한편 이상업 옹은 열여섯 나이에 아시아태평양전쟁 막바지인 1943년 11월 후쿠오카현 미쓰비시광업 가미야마다(上山田) 탄광에 끌려갔다.
그는 탄광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지하 1천500m 막장에서 하루 15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지옥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
그는 수기에서 고통이 얼마나 컸으면, 무참하게 죽어간 동료를 보면서 “지옥 같은 노동과 굶주림과 구타에서 일찍 해방된 그 소년의 죽음을 차라리 부러워하고 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상업 옹은 결국 탈출을 결심하기에 이르렀고,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세 번째 탈출에 성공해 해방 뒤 고향에 돌아왔다.
이후 1948년 영암남초등학교를 시작으로 33년 동안 교단생활을 마친 뒤 고향에서 마지막 생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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