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2세 송현두·송길남씨
선친 일본서 돈 벌어 도포중 설립에 도움
해마다 여산송씨 시제 모시러 고향 찾아

지난 14일, 1972년 도포중학교 설립에 큰 도움을 준 재일동포 1세 송길섭, 송길만, 송만종씨의 2세들이 덕진면에 위치한 여산송씨 선산에서 시제를 모시기 위해 영암을 찾았다.
이들은 재일교포 2세인 송현두(81세·오사카, 아버지 송만종)씨와 송길남(65세·지바현, 아버지 송길섭)씨이며 매년 선대의 고향 선산에서 증조 할아버지의 시제를 지낸 후 선대의 흔적이 남은 생가터와 도포중학교 교정, 교정 앞의 ‘재일교포 향토 사랑의 비’를 둘러보며 모국의 정을 잊지 않고 있다.
이날 이들과 같은 집안인 송규착(63세·서울)씨도 함께 했으며 김윤범 본지 시민기자가 안내를 도왔다.
재일교포 1세인 송길섭, 송길만, 송만종씨는 1970년대 고향인 도포면의 주민들이 중학교 설립을 위해 운동을 벌일 때, 학교부지와 건축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도포에 거주하고 있던 일가친척에게 소요자금 일부를 전달해 도포중학교가 세워질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었다.
이에 학교와 지역주민들은 그 감사함을 잊지 않도록 학교 앞에 ‘재일교포 향토사랑의 비’를 세웠다.
송길남씨는 “부친이 일본에서 식당과 부동산업 등을 하면서 힘들게 모은 돈으로 고향 교육에 투자한 것이다”면서 “원래 성격도 매우 급하고 호탕하셔서 그러셨는지 좋은 일에 쓰는 것이라 주저함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송규착씨는 “일본으로 건너가신 집안 분들과 영암에서 거주한 일가들, 지역 주민들이 도포중학교 설립에 힘을 모은 것으로 안다”면서 “시제를 모시면서 선대들의 선행을 보니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영암의 여산송씨 일부는 해방 후 일본으로 건너가거나 서울 등지로 이주했다.
1990년대에 도포중학교 인근에 있던 선산을 영암군에 희사해 공원이 됐고 그곳에 있는 선조들의 묘를 덕진면으로 이장하면서 친할머니가 여산송씨 일가인 김윤범 시민기자가 현재까지 선산을 관리해 오고 있다.
김윤범 시민기자는 “예전에는 1세와 2세 분들 다수가 함께 찾아왔는데 이제 2세들 일부만 오고 또한 2세들도 연세가 많아 언제 재일동포들의 고향방문의 맥이 끊길지 알 수 없고 날로 농촌이 쇠락하고 학생 수 조차 줄어드는 마당에, 70년대 한국이 어려운 시절 일본에서 모진 차별을 겪으며 모은 피 같은 재산을 아낌없이 고향 후배들을 위해 교육에 투자했던 재일교포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이 이제는 비석으로만 남을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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