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5·18때 찾아 육회비빔밥 점심
입소문 타고 전국에서 몰려와 ‘문전성시’

영암읍 역리가 고향인 화랑궁회관의 주인 신경순씨와 남편 이황씨, 딸인 이반야씨가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받은 친필 족자를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 영암출신 향우가 운영하는 식당이 화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광주 동구 대인동에 위치한 ‘화랑궁회관’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지난 18일 오후 문 대통령은 5·18 관련단체 관계자, 광주 시민사회 원로 등 40여명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8천원짜리 육회 비빔밥을 먹으며 이날 기념식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식당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주인 신경순씨(65·여)와 직원들에게 “고생하고, 애쓰십니다”라며 일일이 악수를 했고, 이에 주인은 “반갑습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기다렸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신씨는 영암읍 역리 백련동이 고향이다.
그런 탓에 향우회 모임도 이곳에서 자주 갖곤 했다.
지난 1983년 생고기 전문점으로 문을 연 화랑궁회관은 7년 전 금남로 4가 원각사 옆에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이 식당은 음식가격이 저렴한 서민식당으로 알려져 중장년층이 주 고객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이 식당을 다녀갔다는 사실이 일부 언론과 입소문을 통해 퍼지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직접 5·18과 관련된 곳이거나 아니면 연관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 남편을 비롯한 시댁 식구들이 민주화운동과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2년 유신체제를 비판한 전국 최초 반유신 선언문인 ‘함성지’ 사건에 연루돼 고(故) 김남주 시인과 함께 신씨 남편 이황(63)씨, 신씨의 큰 시숙 이강(70)씨가 구속되고 이황씨의 누나 이정(69)씨가 불구속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 시절, 광주를 방문하면 이곳에서 각종 회의를 하고 식사를 했다.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각종 시국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 성명 작성 장소로도 애용돼 ‘민주주의 사랑방’으로도 불렸다.
이러한 인연으로 문 대통령이 이곳 식당을 직접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에는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씨도 이곳을 들러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기념사진을 찍는데 키를 맞추기 위해 대통령이 ‘제가 좀 앉은키로 할게요’라며 무릎을 굽히는 모습에 황송했다”며 “그런 꾸밈없는 모습에 놀랐다”고 전했다.
이날 신씨의 남편 이황씨(63)는 문 대통령에게 송나라 재상 범중엄의 명언 ‘先天下之憂而憂後天下之樂而樂(천하가 근심하기 전에 먼저 근심하고, 천하가 즐긴 후에 즐겨라)’을 적은 합죽선을 선물하고, 문 대통령은 미리 준비된 족자에 ‘사람이 먼저다!’를 적어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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