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복

구림을 ‘호남명촌’이라 하여 구림 사람들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마을 가꾸기와 마을 지키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향심을 갖고 살아가는 구림 사람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좋고 뿌듯할 때가 많다.
그런 탓에 필자도 몇 번이나 고향을 떠날 수 있는 유혹이 있었지만 구림촌놈을 못 면하는 촌뜨기 생활에 익숙해 진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동·서구림, 도갑리 인구분포를 비롯한 마을 나름대로의 특성과 개인 성격까지도 꿰뚫고 살다보니 편하기에 앞서 피곤할 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하소연 해오기도 하고 많은 충고와 사랑도 받는 애증의 관계도 자주 갖는다. 또한 구림에 사건사고도 가장 먼저 전해 듣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상대포 역사공원에 멧돌길(필자가 붙인 이름)이 있는데 멧돌이 없어져 간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았다.
그런데 가서 확인해보니 40개 까지 세다가 말았으나 빈자리가 또 있고 또 있는 것을 보니 없어진 돌만도 애초 전해 들었던 30개가 훨씬 넘는 50여개나 되지 않을까 싶었다.
나머지 돌을 대강이라도 세어 보자고 다섯 개 단위로 세어보니 정확히 계산은 안 되었지만 500여개는 충분할 것 같았다.
앞으로도 이대로 방치한다면 수백 개쯤은 없어질 가능성이 많아 행정당국의 철저한 도난 방지대책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참고로 위치를 말하자면, 상대포 표지석이 있고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의 기념식수가 있는 곳에서 전석홍 전 전남지사의 시비 ‘취석루’로 가는 길에 5~60m의 멧돌길이 있다.
나는 가끔 구림을 일찍 떠난 친구들이 왔을 때 제일 먼저 가는 곳이며 시간이 있거나 없거나를 가리지 않고 가장 알맞은 곳으로, 이런 휴식공간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고 본다.
지금 멧돌길의 장소가 상대정이 있는 하천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대·소형차 수 십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때문에 주차장에서 막 내려가면 멧돌길이라서 밤이나 낮이나 차량 수송이 용이하여 단속을 소홀히 하다 보면 500여개 전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앞선다.
내가 알기로는 멧돌길의 멧돌이 중국에서 수입한 돌이라 더욱 욕심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몇 개쯤 가져오고 싶을 정도니까 말이다.
도난방지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구림 낭서고택 대표
  전 구림지 편찬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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