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영 동

열반경’에 중생들이 모두 불성이 있다 하고 없다하다 일부만 있다 해도, 일체중생 모두가 불성이 아니면 갈 곳이 없어 결국에는 모두가 불성으로 보여집니다.
이 또한 종교적인 다른 측면으로 살펴보면 인간에게 믿음이 있느냐 없느냐 하지만 결국에는 믿음만이 안식이기에 모두가 믿음으로 보여집니다.
북송 열반경에 인도의 왕께서 진리가 무엇인지를 설파하다가 대신에게 명하기를 코끼리 한 마리를 몰고 오도록 하고 장님 여섯에게 만져보고 각기 코끼리의 진실에 대하여 말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상아를 만진 자는 무 같이 생겼다고 하고, 귀를 만진 자는 곡식을 거르는 키 같다 하고, 다리를 만진 자는 커다란 절구 공이 같다 하고, 등을 만진 자는 평상 같다 하고, 배를 만진 자는 장독과 같다 하고, 꼬리를 만진 자는 굵은 밧줄과 같다 하였습니다.
왕께서 ‘코끼리는 하나이거늘 저 여섯 장님은 제 각기 알고 있는 것만을 코끼리로 말하고 있으면서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진리를 아는 것은 이와 같으니라고 하였습니다.
열반경의 왕께서는 참다운 진리를 설명하기 위하여 장님에게 최소한의 기회를 주고 코끼리의 생김새에 대하여 묻고서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렸는데 눈을 시퍼렇게 뜬 현세의 사람들은 코끼리에 대한 진실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우리는 코끼리의 순종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과연 인간이 뿌린 욕망의 포로가 되어 비참한 예속의 삶으로 고착이 된 것이 아닌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코끼리의 코가 지구상에서 제일 큰 것은 사실일 진데, 과연 코끼리에게 발가락이 있을까요, 사실은 있습니다.
발톱은 있습니까, 발톱도 있습니다만, 아프리카의 코끼리는 앞발에 4개 뒷발에 3개가 있으며 아시아 코끼리는 앞발에 5개 뒷발에 4개가 있습니다.
코끼리의 코에 뼈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러면 코에 털은 있습니까, 있습니다. 코끼리의 털은 무심코 보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등과 꼬리 등 온몸에 있으며 제일 많은 곳이 어디 입니까, 꼬리입니다.

파리, 모기를 쫓아내기 위함입니다.
코끼리 상아에 땀구멍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러면 사람의 이빨에 땀구멍이 있습니까,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이빨 상아질에는 수도 없는 구멍이 있습니다. 신경세포와 함께 온도와 질감을 느껴보라는 조물주의 섭리가 교묘히 깔려 있는데 일반인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아프리카 코끼리 암놈에게 상아가 있습니까, 있습니다.
아시아 코끼리 암놈에게 상아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아프리카 코끼리는 주로 나뭇잎을 먹으면서 암수 모두에게 상아가 있지만, 아시아의 코끼리는 주로 풀을 먹으면서 수놈에게만 상아가 있습니다.
코끼리의 상아는 사자나 호랑이 등 맹수를 물리치기 위하여 필수 불가결한 무기로 존재하였지만 어쩌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아 이로 인하여 무참한 살육을 당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코끼리의 피부는 보기와는 달리 매우 민감한데 땀을 흘리는가요, 아닙니다.
코끼리의 눈과 귀 사이에 땀샘이 있어 정해진 곳에서 분비를 하며, 더워진 피를 귀로 보내 식히고 다시 몸으로 보내면서 체온을 유지하므로 날씨가 후덥지근한 아프리카 코끼리가 당연히 아시아 코끼리보다 귀가 훨씬 큽니다.
코끼리는 하루에 약 150~170kg의 먹이를 섭취하고 70~80kg의 배설을 하는데 나머지는 어디로 가는가요, 오줌 등으로 배출하면서 사라집니다.
코끼리가 최초에 섭식하여 배설을 하기까지 약 21 또는 56시간 정도가 걸린다는데 코끼리는 이동성이 많아 소화가 덜 된 씨앗의 분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합니다.
코끼리의 이빨은 여섯 번에 걸쳐 발아가 되는데 마지막 여섯 번째의 이빨이 빠지면 더 이상 나오지 않기에 현명한 코끼리는 죽음을 감지하고 자신들이 정해놓은 자리로 찾아가 고요히 잠이 드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코끼리의 수많은 특징과 장점들이 수두룩하지만 그동안의  인간은 코끼리를 이용할 줄만 알았을 뿐, 진실한 사랑을 찾아내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보고 있어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장님과 같고, 몇 번을 속았으면서도 또다시 속는 것은 우매한 것입니다.
특히 한 사람에 한 표만 허락이 되는 선거문화의 경우 바람결에 들려오는 대수롭지 못한 한마디에 속아 민족의 장래를 망치고서도 손가락을 자르지 않고 웃어넘기는 불상사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삼척동자가 보아도 진실하고 정직한 후보자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 있음에도 과연 진정한 코끼리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도 모르는 채, 열반경에 나타난 인도의 왕처럼 눈 감은자의 행동양식을 빌어 진리를 설파하는 일은 이 시대에 추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배신과 탐욕을 양어깨에 지고서 다른 사람의 흠집을 들어내고 한번 시행착오를 했으면서도 다음은 달리 하겠다 하고 마음에는 분노를 삶으며 포용을 이야기 하고, 말로는 사랑을 설파하면서도 가슴에는 증오를 키우는 눈앞에 보이는 부조리를 간과하면 진리가 아닌 것입니다.
지상을 밝히는 빛은 태양이지만 진실을 밝히는 등불은 정직인 것입니다.
다가오는 대선에는 내가 낳은 자식의 초롱한 눈망울을 상기하며 오욕의 역사를 다시는 물려주지 않는다는 각오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번에야 말로 어둠을 밝혀 민족의 정의를 기필코 바로 세운다는 신념으로 눈과 귀를 똑바로 뜨고 진실한 코끼리의 모습을 찾아 목숨을 건 용쟁호투를 피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영암읍 송평리
   법무사
   전남인터넷신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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