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주유소·장례식장·음식점 등 문어발식 확장
‘떴다방’까지 끌어들여 지역상권 말살 비난여론

최근 관내 농·축협 등 조합들이 드러내놓고 마구잡이로 돈벌이에 나서 지역상권을 말살시킨다는 비난여론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1월 영암읍 회문리 기찬랜드 입구에 하나로마트를 개장한 영암축협은 최근 등산복, 골프웨어, 가방, 건강식품을 취급하는 속칭 ‘떴다방’ 업체에 주차장 부지를 임대해주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임대계약을 철회했다. 이 떴다방 업체는 영암축협과 하나로마트 앞 주차장 부지를 보름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16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영암군연합청년회(회장 임홍균)의 강력한 항의와 함께 집회를 벌이겠다는 압력에 굴복해 장사를 포기하고 엿새 만인 지난 21일 철수했다. 영암축협은 위약금으로 무려 2천500만원을 물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영암축협은 하나로마트와 함께 한우판매장을 겸한 식당을 개설했으나 좁은 상권을 놓고 영암농협 하나로마트와 경쟁관계에 있다. 영암축협은 또 지난해 한우를 폐사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고 일부를 밀도축해 유통시킨 혐의로 간부직원이 구속되는 등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영암농협은 지난 2009년 민간업자가 운영하던 주유소를 인수, 개설한데 이어 2013년 기존 하나로마트를 확장했으며, 지난해 18억원을 투자해 역시 민간인이 운영하던 장례식장을 인수해 장례업까지 뛰어들었다. 그리고 영암터미널 앞 기찬장터의 운영사업자로 나서 2층에 한우식육식당까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암농협은 하나로마트를 확장하면서 지역상권을 잠식한다는 지적과 함께 영암읍번영회를 중심으로 대책마련에 나서기도 할 만큼 마찰이 일자 박도상 현 조합장이 취임과 함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농협으로 만들어갈 것을 선언하며 매월 2회 정기휴업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영암농협 역시 하나로마트 개장 직후 기념행사를 추진하면서 떴다방 업체를 통한 등산·아웃도어 판매전을 열었다가 영암읍번영회와 상인들의 반발에 직면해 사흘 만에 철거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삼호농협도 지난 2012년 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커피숍, 화장품 매장 등 종합쇼핑타운형 하나로마트를 확장, 개설한데 이어 역시 외지업체를 끌어들여 의류기획전 등을 폈고, 최근에는 주유소를 개설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금정농협의 경우도 민간인이 운영하는 기존 주유소의 반발에도 불구, 100여m 지근 거리에 9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하나로마트와 주유소를 확장, 개설한데 이어 식육식당을 겸한 한우명품관도 개장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

또 영암산림조합 역시 민간업자가 운영 중인 영암읍 소재 모 장례식장을 오래전에 인수키로 합의해 놓고 법적인 문제로 영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에 하나로마트를 개장한 월출산농협과 서영암농협, 낭주농협 등 관내 8개 농협 대다수가 마트와 주유소를 앞다퉈 운영하면서 고객유치를 위해 자동차와 고가의 가전제품을 경품으로 내걸고 주기적으로 할인행사를 펴는 등 좁은 상권을 놓고 조합 간, 지역 상인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조합마다 통폐합에 맞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영업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는 등 과잉투자로 부실경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농협중앙회가 수년전부터 지역농협의 통폐합을 유도하면서 합병작업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관내 조합마다 무리한 투자를 하면서 예산만 축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높다.

실제, 최근 조사에서 지난해 전국적으로 폐업한 주유소가 219곳이며, 휴업한 주유소도 544곳이나 되는 것으로 한국주유소협회 조사결과 나타나 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조합들이 하나로마트, 주유소 등 경제사업에 치중하면서 지역내 소상인들의 설자리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지역경제 침체가 가속화되는 한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전 사회단체장 J씨(59)는 “협동조합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조합마다 조합원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대놓고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면서 “갈수록 어려움에 처한 지역 상인들의 사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관내 조합들의 몰염치한 행위는 결국 지역상권을 말살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배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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