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닭과 오리가 살처분 매몰된 전남도내 일부 지역의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의 식수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2014부터 2015년까지 AI가 발생한 전남지역 가금류 매몰지 150곳의 인근 관정을 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 수질검사를 한 결과 25곳이 수질기준을 초과한 오염물질이 나왔다고 한다. 이번 수질검사 대상지역은 AI 피해가 심각했던 나주와 영암, 구례와 무안 등지로, 매몰지 주변 150m 이내에 있는 관정을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한 결과다. 오염물질이 검출된 25곳의 관정 중 대장균 검출이 15곳, 질산성질소의 기준초과가 9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매몰지에 대해 6개월마다 수질검사를 한 결과 매번 오염물질 검출 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5년 하반기 조사결과 3곳에서 나타났고 2016년 상반기 18곳, 지난해 하반기 25곳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질산성질소는 동물의 사체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물질로 알려져 매몰지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 발생으로 한창 몸살을 앓았던 지난 2008년에도 신북과 시종, 나주 반남과 공산 등 영암과 나주지역 20곳을 대상으로 지하수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영암 4곳과 나주 8곳에서 수질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이번 사안도 간단치만은 않아 보인다.

당시 일부지역은 일반세균과 질산성질소가 기준치를 최고 13배까지 초과했는가 하면 또 검출돼서는 안될 대장균도 지역에 따라 820~1천620마리나 발견돼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환경부는 해당지역 지하수 관정을 폐쇄한 뒤 지하수를 섭취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고,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되기도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수질검사 결과 질산성질소 기준치 초과는 주변 농사용퇴비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해명했지만 도민들의 건강상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도와 군은 AI 매몰지에 대해 보다 철저한 관리와 대책으로 지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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