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홍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3월21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로부터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을 위해 오전 9시15분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출발해 8분후 23분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 오전 9시35분부터 오후 11시40분까지 14시간 가량 신문에 들어갔다. 이날 이어진 신문에서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거나 민감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일일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으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일부 증거가 명확한 부분에서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불법·위법 행위를 지시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검찰청사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고 답했다. 단 7초간 29자의 단답형 소감은 지난 1월25일 인터넷 언론 정규재TV와의 인터뷰 이후 55일 만에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었다. 청와대에서 퇴거해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한 지난 3월12일에는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3월21일 오전 9시35분 시작된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 부장검사(47)와 이원석 특수1부 부장검사(48)의 질문에 대체로 적극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수수 등 13개 혐의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서열람 검토에만 7시간 넘게 집중했다고 한다. 조사를 받은 시간은 14시간인데 조서 검토에 그 절반이 넘는 7시간을 투입한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검찰이 조서에 기록한 자구와 토씨 하나까지 따지며 법정 공방에 대비했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자신의 구속여부와 형량을 가릴 법정 증거인 조서를 검토하는데 7시간 넘게 매달린 것은 방어권 차원에서 인정할 수 있다지만, 수백 명의 국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던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세월호 7시간 동안 보여준 박 전 대통령의 태도와 조서 검토에 집중한 7시간의 모습 사이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녹화 여부 선택권이 없는 피의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굳이 녹화 여부를 물어 동의를 얻지 못해 녹화생략을 했다는 것은 ‘과잉예우’가 아니었을까.

게다가 곤란한 일이 있을 때마다 박 전 대통령께서 즐겨 사용한 “송구스럽다”는 단어의 진정한 뜻은 무엇일까? 다음은 인터넷 JTBC뉴스 [비하인드 뉴스] 박근혜 "송구스럽다", 국어원 뜻풀이는…을 복사하여 소개한다.

앵커 : 비하인드뉴스 시작하겠습니다.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첫 키워드 보겠습니다.

‘송구스럽다’

말 그대로 오늘(21일) 가장 뜨거웠던 키워드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어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오늘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바로 이 표현, '송구스럽다'를 했습니다.

앵커 : 평소 자주 듣고 쓰는 말이지만, 의미가 아리송한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단어 중에서도. 오늘 이 경우도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해석을 하려고 했던 것 같고.

***기자 : 그렇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임기 시절에 이미 여러 차례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었는데 보시는 것처럼 당장 지난 1차 대국민담화 때도 '심려 끼치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 송구스럽다', 2차 대국민담화에서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다' 또 탄핵심판 변론서에서도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송구스럽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앵커 : 이 사실은 처음 알았는데요. 매번 ‘송구스럽다’는 표현을 썼다는 건.

***기자 : 매번 표현을 썼는데,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송구스럽다’라는 그 표현 앞에 왜 그런지에 대한 어떤 이유를 다 저렇게 써놨습니다. 저는 이유를 밝혀서 죄송하다는 의미와 비슷하게 ‘송구스럽다’는 표현을 사용한 걸로 생각이 되고 있는데. 그런데 다 아시는 것처럼 오늘은 이렇게 얘기를 했었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앵커 : 이유를 안 밝혔다는 얘기군요?

***기자 : 거두절미하고 저렇게 얘기한 겁니다.

앵커 : 무엇 때문에, 이게 이제 빠진 것 같은데. 그래서 예를 들면 진솔한 사과라든가 아니면 탄핵심판 인용에 대한 어떤 승복으로 해석되는 그런 얘기는 아니었다, 이런 얘기잖아요.

***기자 : 그렇기 때문에 그런 해석이 나오는 거고 사실상 모호한 화법이었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또 국립국어원에 문의를 다시 해 본 결과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송구스럽다’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뜻과 거리가 있다. 잘못을 인정했다는 의미를 드러내려면 명확하게 ‘죄송하다’는 의미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시 얘기해서 ‘송구스럽다’는 단어 자체에 사죄나 죄송의 뜻이 들어 있다고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유권해석을 내려준 겁니다.(이하생략)

박근혜 전 대통령은 총 21시간30분 동안 검찰조사를 받고, 3월22일 오전 6시55분쯤 서울중앙지검 1층 중앙현관으로 나와 귀가했다. 14시간 내내 최순실 관련 신문은 “몰랐다”와 “본의 왜곡”으로 일관하고, 조서는 이례적으로 7시간을 꼼꼼히 검토했다. ‘기소 대비’ 조서를 읽고 또 읽고…

* 영암읍 역리 生

* 전 동강대학교 교수(경영학박사)

* 코리아․서티모르 문화교류센터 총재

* 늘빛 문화교육연구소 이사장

* 영암군 노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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