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에 있는 신문용지 제조업체 보워터코리아가 이달 9일 공장을 폐쇄하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보워터코리아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레솔루트사의 한국 법인으로 한라제지를 인수해 1995년 대불공장에 입주, 1996년 상업생산을 시작했던 국내 신문용지 시장 2위 업체다. 신문용지 생산량은 연간 20만t 정도로 전주페이퍼 다음으로 국내에선 규모가 매우 큰 업체다. 그러다 보니 공장폐쇄 소식은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다. 공장 문을 닫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적자 경영이다. 즉 모바일이 등장하면서 종이신문 시장규모가 축소돼 경영난이 수년째 가중된 탓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영암 본사, 공장과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는 120여명의 직원이 실직위기에 놓이게 됐음은 물론이다. 회사 측은 근속 연수, 직급에 따라 단계별로 평균 임금 16개월분 위로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노조 측에선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대불산단에 입주한 기업 중 제법 큰 규모의 회사가 결국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게 된 상황을 지켜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이 회사에 국한 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잘 알다시피, 대불산단은 전남 서남부권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지금 조선업의 장기불황 여파가 대불산단에 먹구름을 드리우면서 영암지역 경제도 휘청거리고 있다. 실제로 영암군의 지방세 총액 가운데 대불산단과 삼호산단의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6.0%에서 2015년 26.1%로 반 토막 났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2011년 지방세 납부액(법인 소득분)이 230억7천만원으로 영암군 지방세 총액의 30.1%를 차지했으나 2015년 65억1천100만원으로 9.2%대로 추락했다. 그러다 지난해는 아예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결산 결과 법인 소득이 없었다는 얘기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럴진대 군소업체들의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불산단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짙게 드리운 먹구름이 언제 걷히게 될지 참으로 암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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