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워터코리아 대불산단 공장 내달 폐업

조선업 불황여파로 대불산단 내 조선관련 업체들의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신문용지 시장 2위 업체인 보워터코리아가 적자 누적에 따른 경영악화를 이유로 대불산단 공장을 철수할 것으로 알려져 대불산단 기반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

보워터코리아는 지난 21일 오후 삼호읍 대불산단 보워터코리아 영암공장에서 사원 설명회를 갖고 사업 철수배경과 공장폐업, 퇴직금 지급절차 등을 설명했다.

보워터코리아는 현재 직원 120명과 협력업체 직원 8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 모기업인 캐나다 레솔루트사가 1천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지만, 누적된 경영적자를 회복하지 못해 사업철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보워터코리아는 폐업절차를 밟은 뒤 내달 중 공장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보워터코리아는 1996년 다국적 제지업체인 미국 보워터사가 한라제지를 인수해 한국 현지법인으로 설립됐으나 2010년에도 경영악화를 이유로 사업 철수 및 매각 등을 고려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국내 신문용지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2003년까지 1천100억원에 달하는 흑자를 냈으나 해마다 200억원대의 적자를 내면서 매각수순을 밟는 등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더욱이 보워터 미국 본사가 캐나다의 제지업체인 아비티지사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각국의 적자 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나서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특히 보워터코리아는 그동안 반복적으로 노사갈등을 겪어오면서 강경 노조활동이 경영안정의 발목을 잡으며 경영위기를 자초했다는 주장과 구조조정을 빌미로 노동자의 불안을 조성하여 노조활동을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한때 일부 노조탈퇴 직원들이 상여금 반납 등을 통해 회사 정상화에 나섰지만 결국 폐업수순을 밟게 됐다.

이처럼 국내 신문용지 2위 업체인 보워터코리아가 폐업수순을 밟게 되면서 최근 조선업 불황여파로 블록공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는 상황과 맞물려 대불산단에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조선업의 침체로 현대삼호중공업에 의존하고 있는 블록공장 등 협력업체들이 도미노처럼 공장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에 따르면 대불산단 조선업·기자재 생산액은 2014년(2조2천억원)과 2015년(2조200억원) 2조원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1월 현재 1조4천600여억원으로 떨어졌다.

고용인원은 2014년 1만1천346명, 2015년 9천657명, 지난해 11월 7천280명으로 4천여명이 급감했다.

대불산단을 지탱하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도 2007년 70척(75억 달러), 2013년 66척(55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14년 31척(27억 달러), 2015년 51척(45억 달러)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고작 8척(6억 달러)에 그쳤다.

한 업체 대표는 “한때 700명이던 직원이 올해는 300명 선으로 줄어들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업체 대표는 “많았을 때는 350명이던 직원이 지금은 2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자유무역이 위축되면 올해도 업황이 뚜렷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고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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