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암에는 국보급인 도갑사 해탈문을 비롯 보물급, 지방 문화재들이 여기저기에 많이 산재해 있다. 그 중에는 고인돌 등 선사시대 유적지도 많다. 하지만, 유지관리에 너무 소홀히 한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동안 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행정관청은 예산타령 등 갖가지 이유로 대책은커녕 현황파악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 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최근에 본지에서 제기한 회문리 녹암마을의 고인돌도 얼마 전 준공해 영업에 들어간 축협건물 주위의 고인돌과 함께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축협건물 자리에 있던 고인돌은 1975년 당시만 해도 16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지개간과 819번 지방도로 개설로 인해 다른 곳으로 옮겼거나 훼손돼 지금은 몇 개 남아 있지 않다. 이곳에서 불과 200~300m 떨어져 있는 녹암마을의 고인돌 역시 행정관청의 무관심 속에 땅속에 묻히거나 대나무밭에 쓰레기 더미가 쌓인 채 방치되고 있다. 현재는 8기 정도가 남아 있으나 애초에는 상당히 많은 고인돌이 여기저기에 있었던 것으로 주민들은 전하고 있다. 또 학산면 광암마을에도 고인돌 40여기가 있다. 그런가 하면 장천리, 엄길리, 연정마을 등 서호면은 고인돌 천국이라 할 정도로 많은 곳이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에 성행하여 초기 철기시대까지 존속한 거석문화(巨石文化)의 일종으로, 고대국가 발생 직전의 사회상을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문명화된 사회에 이런 유물들을 통해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정서가 묻어난 소중한 문화유산임에 틀림없다. 즉 영암에서 제일 먼저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런 곳이다. 바야흐로,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문화는 오늘날 산업과 결합되면서 부가가치의 새로운 원천이 되고 있다. 문화기술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기술로 각광받고, 문화콘텐츠산업은 미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어느 한때 문화가 중요한 적이 않은 적이 없었지만 오늘날 문화는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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