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설 명절 전통시장을 가다설

경기침체 등 겹쳐 소비 위축

생색용 제수용품만 상인들 울상

대형마트 속속 개장..지역상권 독식 

25일 오전 10시 30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사흘 앞두고 찾아간 영암5일 시장설 대목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5일 시장이지만예전의 대목장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다추운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가격을 묻는 손님들의 모습은 예전과는 확연히 달리 그리 많지 않았다

대목장을 보러 온 한 70대의 할머니는 갈수록 농촌생활이 어려워 생활비도 빠듯한 마당에 차례상을 어떻게 푸짐하게 차리겠느냐며 객지에 살고 있는 자식들도 살기가 예전만 못해 고향 찾는 일이 뜸해져서 설 당일 날 가족들끼리 먹을 음식만 할 요량이다고 말했다.

강추위에도 이른 아침 일찍 나와 전을 보고 있는 생선가게 주인은 간간이 오가는 손님들도 가격만 물어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물건을 사더라도 꼭 필요한 만큼 비닐봉지 한두 개에 담아 간다고 전해 설 명절 대목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시장 한쪽 주차장 앞에서 가구매장을 하는 전모(43)씨는 옛날 같으면 주차장이 꽉 차 시장인근 이면도로까지 늘어서 있었는데올해는 예전 같지 않게 시장 분위기가 썰렁하다고 설 명절 분위기를 전했다.

발길을 옮겨 현대식으로 꾸며진 장옥 안으로 들어가자 평소 같으면 가장 많이 몰릴 오전 시간대이지만 생선을 파는 어물전과 나물 등 과채류를 취급하는 가게를 중심으로 약간의 손님들이 몰려 있을 정도다영암5일장으로 통하는 시장입구 떡집도 예년 같으면 대목장이 겹쳐 손님들로 북적일 판이지만 조용하기는 마찬가지다.

재래시장과 함께 농협하나로마트와 소형마트도 경기침체 여파로 장보러 나오는 손님들이 줄면서 예전의 북적거렸던 설 명절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최근에는 축협매장도 생겨나면서 경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그나마 대형마트는 소형마트에 비해 조금 실정이 낫다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경품행사가 진행되고 디자인이 멋진 선물용 상품이 다양하기 때문이다하지만 김영란법으로 농축산물의 소비가 예전에 비해 훨씬 떨어져 역시 설 명절을 앞둔 대형마트도 사람만 북적일 뿐 실속은 없는 형편이다.

농촌경제의 어려움 속에 침체된 지역경기와 김영란법’ 시행이후 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는 소비위축이 설 대목을 맞는 농촌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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