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만 · 삼호읍 용앙리 · 전 왕인문해학교 지도교사협의회장 · 영암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장

세월이 흘러 이렇게 여기까지 왔군요. 백마 타고 달리는 사람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눈 깜짝할 사이 한 해를 보내고 또 새해를 맞습니다.

 

그 사이 희끗한 머릿결이 더욱 푸석하여 여유롭고, 스쳐왔던 많은 시간들에게도 의젓해 졌군요.

 

돌아보면, 구비 구비 사연도 많았지요. 가장 가깝게 지내야 할 사람과의 이별, 이런 저런 많은 사람들간에 고움 미움들의 융해, 또한 고마운 사람의 만남, 다정한 격려, 잔잔한 미소, 따뜻한 손잡음, 그래서 세상은 살맛이 있었지요.

  또 오늘도 멀리 멀리 시간은 날아 갑니다. 해 뜨기전 안개인 양, 내품는 담배 연기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어제와 오늘 흘린 땀이 내일을 향한 꿈이요, 가슴 메워주었던 힘이었는데, 오늘은 묵은 김치 꺼내 먹듯 입맛 당겨주는 추억들이구려. 그래서 실을 잣는 물래질 마냥 내일도 모래도 새 날을 기다리겠지요.

  월출산에 어김없이 새해의 밝은 태양이 불끈 솟았습니다.

늘 웃음 소리 이어지는 그 많은 가정에 그 햇님이 힘차게 비추리라 믿습니다.

  하나님이 저 태양을 달아놓은 끈을 놓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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