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서 승용차 전봇대 들이받아 식사자리서 술 마신 뒤 운전대 잡아
<사진설명>지난 4일 오후 2시46분께 삼호읍 대불산단 교통사고 현장에서 영암소방서 119 구조대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호에서 승용차가 전봇대를 들이받아 탑승자 3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4일 영암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6분께 삼호읍 대불산업단지 내 모 중공업회사 인근 편도 3차선 도로에서 4명이 탄 싼타페 차량이 오른쪽 도로 연석을 넘은 뒤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손모(46)씨, 양모(52)씨, 강모(43)씨 등 탑승자 3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싼타페 차주 고모(50)씨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충격으로 싼타페의 오른쪽 뒷바퀴가 빠지고, 전신주 밑 부분이 파손됐다.
사고 직후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 고씨는 면허정지 수치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59%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직선 주행 구간을 달리던 승용차는 전봇대가 끊어질 만큼 강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수석이나 뒷자리에 타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이틀 뒤 “내가 운전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에 따르면 119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조수석에는 사망자가 앉아 있었고, 나머지 사망자 2명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갔다.
고씨는 스스로 차량 밖으로 나와 구조대가 도착하기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불산단 내 선박 모듈 생산업체에서 일하는 고씨와 동료들은 휴일 근무를 마치고 함께 점심을 먹은 뒤 목포로 이동하던 길이었다. 이들은 식사 자리에서 술을 시켜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고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내 DNA 분석을 의뢰했다. 또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자 교통안전공단에 현장 조사를 맡겼다.
영암경찰서는 7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고씨가 운전자로 최종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