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정 용/도포면 출생/전 농협대학 겸임교수/전 농협중앙회 해외협력실장/목포 문태고 교사

 

며칠째 우리 국민들은 날만 새면 대통령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온갖 추문들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이것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국민으로서 얼굴도 들기 힘들만큼 부끄러운 일이라고도 하고또 어떤 사람들은 대통령의 국정 파트너였던 최순실의 국정농단의 행적을 낱낱이 파헤쳐서 엄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그래서 여기에 대통령이 연관되어 있으니 하루속히 하야를 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대통령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를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보다 현명한 안목을 가지고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온 국민이 수치스럽게 여기는 이번 사태를 앞으로 우리나라가 정상국가로 탈바꿈하는데 좋은 기회로 여기고 준비하는 수준까지 나가야 한다지금 대부분의 국민들이 생각하듯이 최순실과 그의 측근들 몇 명과 여기에 깊숙이 간여한 청와대 일부 비서진들을 사법처리하고 대통령을 압박해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는 정도에서 멈추어서는 안된다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의 발단은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공주를 옹립하여 국가와 국민들의 안녕과 이익을 헌신짝 버리듯이 져버리고 오직 자기들만의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던 새누리당을 위시한 극우보수세력과 보수언론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는 것이다지금에 와서 이런 국기를 뒤흔드는 엄청난 일들이 마치 자기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듯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침묵하거나 소리 높여 최순실과 대통령을 비난하는 그들이야 말로 이번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들인 것이다더 나아가이 썩어빠진 세력들은 지금까지의 실정을 거짓으로 왜곡하고 한 몸처럼 담합하여 이번 사태를 적당히 모면하고 넘어가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일반적인 새누리당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소위 친박이라 일컬으면서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로 국회의원도 하고 청와대 비서도 하고 정부부처 장관도 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쥐 죽은 듯이 숨어버리거나 최순실을 본적도 만난적도 없다고 국정감사장에서 혹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오리발을 내미는 후안무치한 사람들과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심지어 이들은 이 정권이 출범하면서부터 시중에 떠도는 대통령과 관련된 온갖 의혹들이 모두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하면서 무조건 방어막을 치고 걸핏하면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종북몰이를 하면서 재갈을 물리기에 바빴던 사람들이었다이런 짓을 최순실과 대통령의 마음에 들도록 깔끔하게 잘 처리한 이들은 얼마 후에는 장관도하고 청와대 수석도 했다

한마디로 이들은 인격적으로 도덕성이 없어 위선적일 뿐만 아니라 무능하고 부패하며 국가와 국민에 대한 철학도 없어서 나라를 통치할 능력도 없었던 자들이다이런 세력들과 어떻게 머리를 맞대고 난마처럼 얽힌 작금의 국가안보나 경제위기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할 것인가이들은 이번 기회에 정치무대에서 영원히 격리시켜야 할 대상이다그리고 이번 사태로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세력들과 뚜렷이 윤곽이 드러난 친박류의 기회주의적인 세력들을 제거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이들의 행태를 보면 구한말 나라를 통째로 일제의 입속에 밀어넣었던 을사오적들이 떠오른다대한제국을 망국으로 이끌었던 매국노들은 당시 왕권과 대립관계에 있던 자들이 아니었다그 밑에서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던 고위 관료들이었다그들의 머리속에는 국가와 민족이 없었다오직 자기만 잘 살기는 바라는 사리사욕만이 있을 뿐이었다그들은 온갖 기만과 거짓을 앞세워 아무런 주저없이 나라를 팔았다오늘날 도덕적 양심이 결여되어 있고 통치철학도 없는 이들은 유사한 조건만 주어지면 언제든지 나라와 국민을 팔아먹을 수 있다우리는 친박을 포함한 새누리당 사람들에게서 을사오적들과 똑같은 모습을 보아야 한다

극우인사들과 단체들그리고 보수 언론들은 또 어떠했던가이들은 외곽에서 현 정권을 옹위하는데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정보기관과 검찰과 경찰도 여기에 한 몫을 단단히 했다모두 자기의 영달에만 초점을 맞추고 국민의 공복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국민 대다수의 이익에는 냉담했다

이런 세력들을 이번 기회에 역사의 무대에서 영원히 배제시켜야 한다지난 세월 우리는 일제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이후에 군사독재시절의 음습함도 국민화합이라는 명목으로 제때에 정리하지 못했다그 결과가 오늘의 국가위기 사태를 잉태한 것이다그 음습함이 지금까지 살아남아 대통령에 기대어 호가호위하고 대통령의 비선실세와 야합하면서 스멀스멀 기어나와 이 중차대한 시기에 국가를 누란의 위기로 떠밀어 넣었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면 정국은 곧바로 개헌정국으로 돌입할 것이다그 때에 다시 이들과 새로운 헌법을 논할 것인가우리나라는 이전보다 물질적으로 잘 살게 되었을지는 몰라도 국민행복지수 측면에서 보면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차기 헌법에는 국가권력의 구조와 작용원칙뿐만이 아니라 국민들의 행복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들이 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지난 1987년 헌법은 국민은 배제된 채 비록 여야합의지만 대통령 국민직선제를 얻을 수 있던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했기 때문에 국민의 기본권 같이 중요한 것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졌었다하지만이번 새로운 헌법에는 21세기 패러다임에 맞추어 우리나라가 번영하고 온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고 누릴수 있는 이념과 제도가 포함될 수 있도록 모두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헌법개정에 참여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 우리 국민들은 이번 대통령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를 알곡과 쭉정이를 분별하여 국정을 쇄신할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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