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전체면적 10% 넘어농민들, 전량 별도수매 요구
여름철 고온 다습한 기후와 태풍 차바 등의 영향으로 퍼진 전남 벼 수발아(穗發芽·벼 이삭에서 싹이 트는 현상) 피해면적이 전체 벼 재배 면적의 10%를 넘어서 전남지역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 수발아 피해 면적은 1만6703㏊로 최종 집계됐다. 전남 전체 벼 재배 면적은 16만5천720㏊의 10.1%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고흥이 4천610㏊로 가장 많았으며 영광 4천382㏊, 함평 2천980㏊, 영암 1천842 ㏊ 등이었다.
수발아는 이삭이 난 후 25~35일이 지나고, 종자 중량의 25% 이상 수분과 호흡에 필요한 산소, 25도 이상 온도가 유지되면 발생한다. 가뭄·염해까지 포함한 피해 면적은 2만1천㏊를 넘어섰다. 피해량은 조곡 기준으로 6만4천687t, 쌀 기준으로는 4만6천574t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남 전체 쌀 생산 예상량(84만8천t)의 5.5%에 해당하는 양이다.
조곡 기준으로 고흥이 1만8천950t으로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며 해남 9천5 23t, 영암 9천195t, 무안 5천896t이었다.
지역 농민들은 수발아된 벼가 농협수매 기준에도 미치지 못해 정부가 주정용이나 사료용으로 전량 별도 수매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대가 농협수매 가격보다 턱없이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돼 1년 농사를 망칠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2012년에도 태풍 볼라벤, 덴빈의 영향으로 백수(白穗·이삭마름) 피해를 본 벼를 등외로 매입했다. 통상 쌀은 특·상·보통 등 3등급으로 나뉘지만, 등외품은 A~C 등급으로 나뉘어 우선 지급금이 등급에 따라 나온다. 2012년 당시 매입금은 정상 가격의 65% 수준에 불과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 중앙대책심의위원회가 복구지원 계획을 확정하면 다음 달 초 피해농가에 대한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