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남 영암문화원장

 

때는 신라시대였습니다영암읍에서 십리쯤 떨어진 강변에 객주집이 하나가 있었습니다덕진이라는 여인이 일찍이 혼자되어 이곳에서 길가는 나그네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기도 하고갈증나는 목을 축여 주기도 하였습니다덕진과 영암사이에는 영암천이 가로놓여 있는데영암천은 비만 오면 물이 불어 사람이 건너다닐 수가 없었습니다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영암을 감싸고 돌아 흐르기 때문에 갈 길이 없었습니다며칠씩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물이 많은데도 가끔 고집을 부리고 건너다가 변을 당하는 수도 있었습니다바쁘다고 초초해 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그녀는 자기 일처럼 함께 걱정을 해주곤 했습니다.(중략)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데나도 한 가지 일이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닌가.(중간생략)

(이렇게 생각하고 항아리에 돈 삼백냥 쯤을 모아 땅에 묻어 두었다가 다리를 못 놓은 채 죽게 되었고세월이 흘러서 고을 원님이 바뀌어 부임 첫 날밤 꿈에 흰 소복의 여인이 나타나 덕진이라는 여인이라며사정 이야기를 해서 원님이 그 여인의 말대로 땅을 파보니 돈 항아리가 나와서 영암과 덕진 사이에 다리가 놓이게 되었다는 것)

그리하여 그 여인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덕진교라 부르고 여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비를 세우고 지금도 매년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덕진다리의 전설이다영암지역의 대표적인 설화라고 생각한다설화의 문학적 개념은 일정한 구조를 가진 현실에 바탕은 둔 이야기로 현실을 떠나는 즐거움과 현실에 돌아와 확인하는 기쁨을 주는 장치이며 신화전설민담우화 등으로 분류 할 수 있다설화의 발생은 자연적이고 집단적이며 그 내용은 민족적이고 평민적이어서 한 민족의 생활 감정과 풍습을 암시하고 있다또 그 특징은 상상적이고 공상적이며 그 형식은 서사적이여서 소설의 모토가 된다이러한 설화가 문자로 정착되고 문화적 형태를 취하는 것이 곧 설화문학이다한국의 고대설화가 문자로 정착된 것은 고래 때부터라 한다단군신화를 비롯한 수많은 설화·전설이 수록된 삼국유사는 바로 설화의 보고라 일컫고 있다.

영암문화원은 영암군과 공동으로 전남도가 추진하는 설화 발굴사업을 내년도에 착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남도는 도내 설화 발굴 및 문화관광 자원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는데우리 영암은 2017년도 사업으로 신청하였고문화원은 직접 자체 인력으로 면담조사 할 채비를 하고 있다문화원이 추진하고 있는 향토문화 연구의 한 부문이기에 외부용역 발주 보다는 어렵지만 자체 역량을 열심히 키워보고 싶다는 소신이다특히 영암문화원에는 각 마을의 원로인사 300여명으로 마을훈장제도가 있어 조직적으로 연계 가능한 일이고 거기다가 읍면별분야별 향토사 위원들이 조직되면 1차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영암군은 29면으로 행정리 390(법정리 121)에 자연마을은 모두 555개로 집계되고 있다그래서 가능한 자연 마을별로 다각도로 면밀히 조사해서 이야기 꺼리를 하나라도 더 모아서 정리해 나갈 계획이다규모있는 조사활동을 위해서는 먼저 외부 전문가와 사업 경험자들을 초청한 특강도 실시하고 곁들어 지방화시대와 관련 인문학의 역할 등을 찾아서 스토리텔링 뿐 아니라 문화콘테츠 개발까지의 충분한 자료가 되어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또한 우리생활과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계기와 청소년들에게 고향 영암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과 긍지를 줄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경주해 나갈 업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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