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함과 꾸준한 자본투자로 ‘영암 고구마’ 대농 실현
조본현 대표, “농민은 본업에 충실해야”
유통회사 ‘황금유통조합법인’ 설립주도

영암지역에도 여러 창농자들이 농업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방송과 신문 등 여러 매체를 탄 스타 농업인을 비롯한 다수의 농업인이 무화과, 고구마, 대봉감, 쌀 등의 우수 농작물을 재배하고 가공·판매·유통에 뛰어들어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영암의 농업인 중 조본현(65·덕진) 녹색농장 대표가 눈에 띤다. 그는 영암지역의 소규모 고구마 농사를 대규모로 확장하고 중간 가공품과 영암 고구마의 브랜드화와 유통망을 갖추는 데에도 지대한 역할을 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도 고구마 하면 열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규모화를 이루고 안정적인 매출 속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축적한 자본의 재투자를 아까워하지 않으며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세대를 이어가며 중대형 농업기업으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조본현 대표는 처음 시작은 작고 고달팠지만 고구마를 판매하고 생기는 자금을 단순히 당장 생활을 하고 소비하는 데에 쓰지 않았다. 모으고 모아서 밭을 사들이고 농사를 짓고 하느라 365일 다른 일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농사를 나의 전부, 본업이라고 여기고 충실하게 살아 온 것이 오늘의 녹색농장을 일군 비결이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에서 고생할 바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 돈 버는 것이 빠르지 않나 싶다. 농사에 부지런하면 성공 가능성 높으며 다른 사람보다 30분 먼저 시작하고 30분 더 일한다면 항상 바빠 돈을 쓸 시간조차 없어서 성공하는 길이 열린다며 모든 것은 마음 먹기와 실행능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조 대표와 황금유통영농조합

조 대표는 1987년 서울에서 벌이던 사업을 정리하고 귀농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당시 3967(1200)의 밭에 고구마를 심기 시작하면서 대농화 기업형 농업으로 점차적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이와 함께 신북과 덕진 지역의 같은 품목 농민들과 품질과 농법을 경쟁하고 교류하면서 대량생산된 물량의 빠른 소비와 유통망을 확보하자는 의견을 모아 네 곳의 대농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20084월 황금유통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대표이사로 활동하며 유통시설을 갖추기 위해 영암군과 협력하면서 2009년 신북면 장산리에 규모화, 현대화된 유통시설로 갖추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

조 대표는 사실 한 농민이 농사와 유통, 가공을 한다는 것을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농가들은 고품질 고구마를 생산하는 데에도 300일 이상은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황금유통은 유통과 가공의 문제를 협업을 통해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유통 부문은 황금유통의 자체 노력으로 고품질 브랜드화를 통해 백화점과 마트 등을 공략하며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과자류나 식음료 가공제품의 생산에는 기존 기업보다 다가서기가 까다로웠다. 우선 홍보비용, 판매·영업망 구축 등 비용·인력적 측면에서 기존 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원료시장에서 찾았다. 완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완제품 회사에 원료가공(1)을 통해 판매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기존 업체와의 경쟁을 피하고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게 됐다.

현재 페이스트(paste)와 다이스(dice)는 신광식품에, 찐냉동 고구마는 성연식품에 납품하면서 이들 회사의 판매망을 통해 판매되며 호평을 얻고 있다. 황금유통은 2016년 현재 대표이사로는 류인광, 연간 매출은 40여억원이다.

조 대표는 황금유통은 저장과 원료가공, 유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소속 회원들은 고품질 고구마를 생산하는 것으로 분야별로 나눠 일한다면서 협업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현 대표는 이를 총괄하면서 경영과 사업 확장의 기회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중심의 농업엔 가족경영

조 대표는 현재 40여만평의 고구마 농사를 아들과 함께 짓고 있다. 규모가 커질수록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그는 인력은 적게 쓰고 가족의 힘을 많이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아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는데 주변에선 농사의 규모가 커진 만큼 다소의 인력을 채용해 고생을 더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한다.

그도 사실 2인의 직원을 둔 것으로도 자신이 나태해지고 있다는 것을 밝히면서 한 몸에 두 지게를 지면 무너진다. 농사꾼은 농사 하나로 1등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시설과 기계화에 투자하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조금 편하다고 일을 손에서 놓아서는 안 된다고 아들에게 가르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농사가 대규모인 경우엔 어렸을 때부터 농민 본연의 자세를 배우고 갖춘 농군의 가족들이 힘든 수확기에도 고생을 마다하지 않으며 대형 저장시설을 잘 갖춰 놓고 판매를 5개월 이상 해야 하는 상황에선 신뢰가 형성된 가족의 참여가 큰 도움이 된다는 것. , 가족 분업 속에서 농업기업이 대를 이어 지속돼야 성장과 사업 확대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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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의 창농 지원

영암군은 자체의 지원예산을 편성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 정부와 전남도의 지원사업의 업무를 영암군농업기술센터에서 대행하고 있다. 센터는 주로 청년 귀농자( 18세이상 39세이하)를 대상으로 농사, 6차산업과 농업을 기반으로 한 창업에 대한 교육사업을 주로 한다. 이러한 교육과 함께 자금적 지원을 하는 사업이 전남도의 농촌 청년사업가 양성사업이다. 이 사업에선 창업 사업계획서 발표 경진대회를 통해 지원사업 대상자의 사업 완성도에 따라 사업비를 차등 지원하고 있다.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면 경영체당 2천만원 이내의 창업지원비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는 영농후계자 등의 자격을 획득해 시설지원 융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지자체 자체에서 창농자에 대한 지원과 혜택을 늘릴 필요성이 있으며 사업성이 높은 부분에는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취재를 끝마치며

처음 기획할 당시엔 창농은 이렇게 하면 잘 되더라가 아닌 농업기업의 경영과 자본 투자의 문제, 여러 어려움을 돌파하는 노력과 과정, 경영전략 수립과 이를 실현해 나가는 상세한 과정 등의 기존 언론이 담아내지 못한 부분을 담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본 기자의 역량으로는 많이 부족했다고 여겨지며, 단 창농에 관한 정보제공의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우리지역 창농자가 시장분석과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더불어 우리 영암에서, 농업의 글로벌 경쟁, 대기업과 아직 초기 단계의 국내 농업기업간의 시공을 초월한 경쟁 속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시장개척으로 선키스트나 제스프리처럼 전 세계에 우뚝선 농업기업의 탄생을 기대하며 취재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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