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의 얼’ 영암에도 새긴다

 

 

 

 

 

 

 

이순신이 다녀간 구림 죽림정 입구에

, ‘충무공 이순신 자취 조성비’ 건립

이낙연 지사영암군에 사업비 전액 지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얼이 영암에도 새겨지게 됐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최근 연주현씨 영암사직공파 14세손 현덕승(1564~1627)·15세손 현건(1572~1656)과 각별한 사이로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다녀갔던 군서면 구림리 현씨종가 입구에 충무공 이순신 자취 조성비를 조성키로 하고 도비 13천만원을 영암군에 교부했다.

특히 연주현씨 종가(후손 현삼식)에는 현재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현덕승·현건에게 보냈던 편지 7통이 보관돼 있으며이 중에는 약무호남시무국가’(만약에 호남이 없다면이는 국가가 없어진 것이다)가 쓰여진 편지 글이 보관돼 있다.

연주현씨 28세손인 현삼식씨(68·군서면 구림리)는 충무공과 선조이신 사헌부 지평 현덕승과 군자주부 현건 할아버지 간에 오갔던 서신 중 충무공이 현덕승 할아버지에게 썼던 若無湖南是無國家의 기념비를 세우고바로 옆에 5m 높이의 판옥선 모형의 조각을 죽림정 앞에 건립하는데 이낙연 전남지사가 도비 13천만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영암군은 군서면 구림리 연주현씨 종가 죽림정 입구에 약무호남시무국가의 원문이 새겨진 비석과 판옥선 1조성비문이 새겨진 충무공 이순신 자취 조성비를 올 연내에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판옥선은 당시 명량해전을 앞두고 있는 충무공에게 군자주부로 있던 현건이 김억추 등과 함께 자금을 마련해 건조토록 도왔으며충무공은 이때 만들어진 판옥선 1대를 추가해 13척의 판옥선으로 명량해전에 참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 씨는 군립하미술관 옆 죽림정 앞에 충무공의 자취를 새기게 되면 미술관을 찾는 학생들에게도 역사의 현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영암군의 문화유적지가 하나 더 생겨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덕승·현건과 충무공의 관계는?

  

현주현씨 사직공파 영암문중의 중시조인 현윤명의 14세손인 현덕승(1555~1627)은 조선시대 병예조정랑사헌부 지평(5), 정읍 현감 등을 지낸 인물이다충무공이 현덕승에게 보낸 서찰은 1589선조 22), 1591(선조 24), 1593(선조 26등 모두 3통이 남겨 있다특히 1593년 7월 16일 보낸 서신 내용 중에 若無湖南是無國家라는 글이 있고웅포해전에서 승리한 후 한산도로 옮겨가는 전투상황을 상세하게 전해주고 있다.

또 영암에서 태어나 구림대동계 초대 동장을 지내고 회사정 건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현건은 연주현씨 15세손으로현덕승이 당숙이다조선시대 감역공(監役公9)과 군자주부(軍資主簿5)를 지냈으며영암에 처음 터를 잡은 영암사직공파 현윤명(12세손)의 증손자다감역공과 군자주부는 배 건조 및 군수물자 조달과 관련된 벼슬로 추정되며무과에 급제하여 군관으로 활약했던 이충무공과는 업무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충무공이 현건에게 보낸 서찰은 1585(선조 18), 1587(선조 20), 1597(선조 30), 1598(선조 31등 모두 4통이다

  

약무호남시무국가의 첫 기록

다음은 충무공이 현덕승에게 보낸 편지 원문을 번역한 내용 일부다

찬바람이 나는 계절에 정중 기체후 평안 하시다니 마음속으로 말할 수 없이 위로가 됩니다척하는 병대에서 적고를 해서 국은이 망극하시어 정헌대부로 승진하여 주시니 감송함이 그지없습니다가만히 생각컨대 호남은 우리나라의 보장이니 만약에 호남이 없다면 이는 국가가 없어진 것’(若無湖南是無國家)임으로 어제 한산도로 진을 옮겨서 바닷길을 차단하려고 계획하였습니다”(중간생략區區慰釋不知喩戚下積苦兵間國恩罔極階陞正憲感頌無地節想湖南國家之保障若無湖南是無國家是以作日進于閑山島以此亂離之中不忘舊誼遠敍慰問이하 생략)<왼쪽사진> 

이어서 충무공은 편지 말미에 이렇게 적고 있다.

난리 가운데서도 구정을 잊지 않고 멀리 위문을 해주시고 겸하여 각종의 물품을 받고 보니 모두가 진중에 귀물이어서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어느 날에나 이 비린내 나는 먼지를 털어버리고 옛날 종유하든 회포를 풀어볼지 알 수가 없고 답답할 뿐입니다.”

위 내용으로 보아 두 사람간 두터운 친분과 전쟁터에서 이충무공 심정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서호강·월출산에 대한 충무공의 추억

또 현건과 주고 받았던 충무공의 편지 중에는 이순신이 마지막 싸움터인 노량해전에 적의 총탄을 맞고 숨지기 전 진도로 부임하면서 영암의 서호강(西湖江)과 월출산의 명승이 언급되기도 했다.

, 1598년 11월 19일 54세 때 전사한 충무공은 그가 죽기전 9개월 전인 219일 감역공이던 현건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어제 고금도(완도)로 진을 옮겼는데 순천에 있는 왜적과 백리 사이나 되게 진을 옮겼으니 그에 대한 근심 걱정이 되는 것은 어떻게 말로 다 하겠습니까지난 신묘(1591)년에 진도로 부임할 때에 귀댁이 있는 마을 앞을 지나면서 서호강과 월악(월출산)의 명승을 상상하고지금도 이 병란 중에서도 늘 생각이 나곤 합니다”(중간생략何可盡旣去辛卯出宰沃州時路過仙庄每想西湖月岳煙雲樹竹之勝未嘗不馳神兵亂之中不忘世好이하생략)라고 적고 있다.

김진혁 기자

  

  

<사진설명>

충무공 이순신이 현덕승에게 썼던 편지편지 끝(빨간 밑줄부분에 약무호남시무국가란 글이 있으며왼쪽에는 원문을 확대한 글씨.

충무공 이순신이 영암에 사는 현건에게 직접 써보낸 서신 내용. 1591년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진도에 부임하면서 현건의 집 앞을 지나는 길에 본 서호강과 월출산을 병란 중에도 늘 생각한다는 내용이 언급돼 눈길으 끈다

군서면 구림리 죽림정 입구에 건립될 예정인 충무공 이순신 자취 조성비’ 모형도.

현삼식씨가 보낸 메일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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