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은성농장

 

 

 

 

 

 

전문지식과 가족들의 능력이 결합돼 일군 사과농원

생산·제조·판매·관광농원..농업의 6차산업화 성공모델

농업기업 경영 전문적 능력 갖춘 가족 참여 강점

 

은성농원의 스토리

충남 예산은 84년의 오랜 사과 재배역사를 가지고 경험과 정성을 바탕으로 비옥한 황토땅, 풍부한 일조량 등 적지의 좋은 재배환경과 조화를 이루어 1219ha의 지배면적에서 1129농가가 연간 4만여 톤의 품질 좋은 사과를 생산, 전국 최고의 가격을 받는 등 예산 사과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00년도부터 M.9왜성대목 근대묘(유럽형)를 이용한 생릭형 밀식과원 체계를 도입하여 현재 260ha, 전체 면적의 21%를 갱신하여 전국에서 연 1천여 명의 견학생이 방문하는 등 예산사과 재배기술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예산 사과는 비록 생산량은 전국의 4.1%로 전국단위 5위이고, 충남의 49%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자부하고 있다.

이러한 예산 사과농업의 전통은 은성농원 서정학(73) 대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30여년전, 9천 평의 땅에서 연간 40톤 정도의 사과를 생산해 왔다. 서 대표는 농사지은 사과를 도매상인이나 농협에 팔았으며, 그동안 한국에서 해온 일반농가의 전철을 밟았다. 그런데 2001년 딸 내외가 이민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와 2004년 농장의 경영에 합류하면서 사위인 정제민(52·신안출신) 부사장이 가진 와인 제조기술, 딸인 서은경 팀장의 체험관광 지식이 자연스럽게 맞물려 가족경영을 바탕으로 한 6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루게 됐다. 말하자면, 6차 산업화의 사위와 딸이 있었다.

 

사과, 관광농원 그리고 와인제조

정제민 부대표가 사과농원에 합류했을 때에는 장인은 사과농사를 잘 지었지만 파는 능력은 없었기 때문에 유통 방법부터 개선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기존 도매에 넘겨 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면 직거래를 통해 2억원 내지 3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당연히 직거래에선 사과농사를 짓는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줘야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일 것이라는 판단에 체험관광을 접목하게 됐다. 아이들을 위한 잼 만들기, 사과파이 만들기 체험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어른들이 따라왔다. 가을에는 사과따기 체험을 했다. 체험을 통해 인연 맺은 방문객들은 단골 고객으로 자리 잡았고 매출도 크게 뛰었다. 또 자신이 가진 전문기술을 바탕으로 수제와인을 만들어 체험객들에게 시음회를 하면서 사과와인 제조를 계획하게 된다.

정 부대표는 2010년 와인제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1년 만에 2011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과실주 부문 장려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 최우수상, 2015년에는 대상을 받았다. 이러한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대형마트에서 연락이 왔으며 기존 유통 시스템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두 달 만에 매장에서 철수했으며 납품 물량의 5%를 겨우 팔았고 상품을 가져다 놓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든 비용이 더 많았다

정 부대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연락이 와서 이제 됐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이거였다. 당신들 제품은 당신들이 직접 시음회 등 판촉활동을 해서 팔아라 였다면서 활동비용만 해도 천만원을 상회해 빛 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해서 접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와인제조 부분은 4~5년 동안 적자에 허덕였다. 이때에는 부인 서은경씨가 사과농원 체험관광으로 매출을 올린 것으로 버텨왔다.

정 부대표는 와인은 수년의 세월이 걸려 숙성되기 때문에 기다림의 미학이 있고 그 기간 부인이 관광농원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뛰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제 사과와인은 체험관광과 결부하고 예산의 역사문화와 관련된 추사 김정희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지면서 꾸준하게 매출을 올리는 품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은성농원의 매출 구성은 사과생산이 40%, 와인제조가 30%, 농장투어와 체험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정 부대표는 외국에서 와인은 단순한 농산품이 아니라 문화적 상품이다. 그 지역의 스토리와 역사가 담겨있는 상품이다. 예산의 특징을 담아낸 문화상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추사 김정희를 결합해 와인제조를 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경영참여가 큰 힘정제민 부대표는 농업기업에서 가족경영을 통한 분업이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사과 생산에서는 장인인 서정학 대표, 관광농원은 부인인 서은경 팀장, 사과와인 제조는 본인이 맡으면서 상호 유기적으로 협의하고 경영방향과 운영방식을 조율하고 설정해 나가고 있다.

또 어려운 시기에는 이익에 따라 흩어지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가 수월하며 맡은 분야별로 손해를 본 분야를 지탱해주기 위해 훨씬 더 노력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전제돼야 할 것은 역시 사람이라는 것. 사업의 성패는 첫째가 사람이라면서 가족경영의 이면에는 가족 하나 하나의 능력이 있어야 되고 그 경험과 지식이 제대로 발휘되어야만 가족 농업회사가 힘을 발휘한다는 견해다.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낀 농업인의 자녀나 도시인이 무작정 뛰어들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가진 전문적인 와인제조 기술이 예산의 사과, ‘체험관광이라는 것으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냈듯이 이 시대에 농업에 투신하려면 제대로 공부하고 관련된 전문지식을 갖춘 뒤에 그것을 농업에 결부시켜 뭔가 할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봤다.

 

전통적 과수산업 위기와 기후변화

한국인의 입맛과 과일 선호도가 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재배해온 배, 사과, 참외, , 귤 등이 있으나 큰 과일은 껍질을 칼로 깎아내고 과육을 여러 개로 잘라 여러 사람과 나눠 먹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또 열대과일과 오렌지 등을 상시적으로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전통과일은 제사상에나 오르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정 부대표는 그렇다고 해서 바나나와 망고를 재배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신세대가 전통과일을 먹지 않으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가공을 하거나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도록 과실을 소형화하거나, 판촉행위를 하면 될 것이지 미리부터 그들이 선호하는 열대과일을 이 땅에 재배한다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강조한다. 한반도가 아열대로 변하고 있다지만 갑작스럽게 겨울 한파가 몰아친다면 아열대 작물은 모두 얼어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후가 안정되지 않았고 변동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 부대표는 우리나라 어떤 지역이든 예부터 기후와 토질에 맞는 특정과일을 재배하고 있을 것이다. 기후 온난화를 대비하는 것 중에 기존 과수를 고온에 적응토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또 이를 역사문화와 결부해 활용하여 브랜드화 시키는 노력은 그 지역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미리부터 과수의 작목전환으로 아열대 과일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김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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