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하나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학사농장
생산·유통에서 소비 관련 프랜차이즈로

농업의 6차산업화 표본으로

1992년 설립된 장성군 남면 학사농장(대표 강용)’은 우리나라 6차산업의 표본으로 언론에서 자주 거론되는 곳이다.

친환경 유기농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영농조합법인, 생산자와 소비자 연계한 협동조합, 요식업 프랜차이즈 세 부분을 주 사업으로 삼고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뛰고 있다. 인적 구성은 지역 농민과 전국 50여 유기농 생산 조합원 및 소비자 등의 준조합원, 시설로는 유기농유통센터, 유기농직판장, 유기농 음식점 등이 있다.

강용 대표는 창업이후 여러 번의 힘든 시련을 겪었지만 항상 우리농업이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했고 소비자가 원하는 안전 먹거리에서 희망을 찾으며 버텨왔다. 또 단순한 생산을 벗어나 유기농산물의 산지 안전관리와 상품 안전관리를 체계화하고 농산물을 규격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받았으며 이후 대형마트에도 납품하는 등의 실적을 올리며 유기농산물 산지유통의 달인이라는 칭호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그는 유기농산물의 생산·유통·소비 단계에서 시장조사와 분석을 통해 학사농장의 경영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 및 조정해 왔으며 맛의 중독화-고객의 신도화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조직화하여 협동조합의 사업을 대도시권으로 확장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뭉친 협동조합

강 대표에 따르면 기존 농업경영체에 관한 법률에서 출자자의 범위를 농업인으로 규정해 놓은 것이 투자유치와 자금확보에 걸림돌이 돼왔지만 2015년께 법이 개정되면서 일반인의 준조합원화가 가능하게 돼 사실상 출자자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

이에 따라 20154월 소비자와 농업인이 함께 투자한 협동조합 형태의 친환경 식품 매장인 Schooling 1호점을 광주에서 문을 열수 있었다. 이때 개점 비용의 87%를 소비자가 출자했다.

매장은 287규모에 지역 친환경 과일·농산물·가공품·친환경 축산물 등 700여 품목을 판매했으며 조합 소속 친환경 농축산 농가로부터 직접 식료품을 받아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진열은 창고형 매장으로 세팅했다.

강 대표는 사실 유통에서 크게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 생산자 조합원에게 이익이 돌아가기 위해선 농산물 시세가 좋지 않다고 해서 낮은 가격에 수매할 수 없고 소비자 조합원에게는 시세가 좋다고 해서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물량 수집과 출하조정이 용이해져 생산자에게는 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판로를,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친환경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사업을 펼치면서 강 대표는 조합원의 소득을 더 높이려면 생산기반을 규모화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수요와의 조화가 깨지면 자칫 가격 조정과 재고누적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친환경 농산물의 꾸준한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이 안정적 생산과 가격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

 

유기농 프랜차이즈에 뛰어들다

학사농장은 2013년 유기농·친환경 식자재만 활용한 뷔페 마플로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식자재 하나 하나의 원산지와 유기농·친환경 및 화학첨가물 포함 여부를 표기해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내세웠다. 이런 운영 노하우를 살려 2015년 분식 프랜차이즈를 만들기 위해 수완점 2층의 마플을 유기데이로 전환하고 소스 등 조리법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학사농장은 향후 3년 내 유기데이 매장을 전국 5백여 곳으로 늘리고 중국계 자본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강용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수억대의 R&D 비용을 투입했으며 이제는 실패도 경험했고 준비도 갖추었다. 프랜차이즈는 표준화와 단순화가 전제가 되는데 어떻게 보면 깍두기와 김치, 탕이 나오는 나주곰탕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연과 농업을 가까이 할 수 없는 바쁜 현대인이 살아가는 서울이 오히려 유기농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간편하게 먹는 음식이 발달해왔고, 또 프랜차이즈사업의 본산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시작해 성공해야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말하고 신속하고 간편하면서 건강까지 챙기는 유기농 음식, 이것이 학사농장의 유기농 프랜차이즈 사업이다고 소개했다.

학사농장은 서울 강남에 유기농 분식 프랜차이즈 유기데이(62day) 1호점을 열기 위한 마무리 작업단계에 들어갔다.

유기데이(62day)62일 하루만큼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유기농산물을 즐기고 나누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학사농장의 대표 브랜드이다.

 

농업기업 생존력 높여야

강용 대표는 이제는 옆집이나 옆 마을과 같은 품목으로 다투고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다. 삼성, 엘지, 카카오 등의 대기업이 농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여기에 외국의 농업기업까지 우리 시장을 넘보고 있다면서 선키스트(미국. 오렌지)나 제스프리(키위. 뉴질랜드)처럼 우리 농업기업이나 협동조합이 자생적으로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농민과 농민, 협동조합과 협동조합이 뭉쳐 덩치를 키우고 주력 품목과 경영·마케팅 전략을 설정하고 나아가면 우리농업과 농촌을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일본의 경우 고령화와 농업인구 감소로 대기업이 대단위 기계화 농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더욱 중소농의 위치를 위협하고 농촌공동화를 가속시키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6차산업과 창농이 향하는 방향은 농촌의 유지와 농민의 소득증가를 통한 삶의 질 향상으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 일반적인 기업의 평균 생존기간이 10년 정도인데 대부분의 중소규모 농업기업이 가진 사업품목의 유효기간은 3~5년 정도이고 시장포화 상태인 것이 많아 다소 우려스럽지만 사업의 성장과 지속성을 위해 경영철학이 뚜렷하고 능력있는 대표자를 중심으로 협업하고 힘과 자본을 모으고 의사결정과 수익배분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면 얼마든지 생존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진혁 기자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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