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용 *도포면 출생 *전 농협대학 겸임교수 *전 농협중앙회 해외협력실 과장 *목포 문태고 교사

 

사회제도와 관습이 최신 기술발달로 인해 사회와 그 구성원들이 사회문화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어서 혼란 상태에 빠져있을 때 우리는 이것을 아노미현상이라고 한다바로 지금이 그런 때이다우스갯소리로 쌍둥이도 세대차이가 난다고들 한다이제는 사회적으로 차이가 너무나 흔하게 되어버리는 바람에 세대차이란 말도 잘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차이라는 것이 세대 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차이는 복합적으로 나타난다지식과 기술에서 오는 차이경험에서 오는 차이심지어는 개인적인 관념에서 오는 차이도 있고 실제로 그런 차이의 간극을 메우기란 쉽지 않는 일이다

  

지난 2009년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그의 저서 공감의 시대(The Empathic Civilization)’에서 이제 세계는 제2차 산업혁명기를 지나서 제3차 산업혁명기에 들어섰다고 예견했다이제부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 기존의 변화와 앞으로의 변화가 어떻게 다르며 변화에 따른 우리 삶이 어떤 모습을 띨 것이며그런 가운데 교육현장에서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리프킨에 따르면 에너지원과 커뮤니케이션의 결합을 중심으로 봤을 때인류사의 큰 전환점은 신석기혁명이었다그 이전에 오랫동안 인류는 수렵과 채집을 하며 생존해 왔지만신석기 혁명으로 농사를 짓게 됨으로서 에너지의 활용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일대혁명을 가져왔다농사를 짓게 되었다는 사실은 식물을 매개로 태양에너지를 활용했다는 것이고 농사를 짓기 위해 대규모의 관개시설을 구축하면서 대단위의 인력을 동원하고 통솔하면서그리고 이후에 관개시설을 유지하고 운영하면서 종전과는 판이하게 진보한 지휘-통제 커뮤니케이션이 나타나게 되었다자연스럽게 복잡해진 지휘-통제 메커니즘을 보충해줄 문자가 새롭게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발명이 되었다과거의 구전에 의한 지식과 기술의 전수와 교육보다는 훨씬 정교하고 세밀하며 광범위한 양의 지식과 기술의 전수와 교육이 이루어졌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1차 산업혁명은 인쇄-출판 커뮤니케이션 혁명이 화석연료를 이용한 증기기관과 철도가 결합하면서 시작되었다인쇄-출판 혁명이 종교개혁으로 다시 종교개혁은 르네상스로 연결이 되었고인간의 관심이 중세의 신앙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바뀌면서 근대적 관념이 탄생하게 되었다인쇄-출판의 발달은 출판물에 대한 비용을 현저하게 낮출 수가 있어서 서유럽 사람들의 문맹률을 획기적으로 낮추었고다시 한 번의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거대한 기계 인프라를 지휘-통제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기능하게 된다

  

19세기 후반에는 전기와 전화 등의 제1세대 전기통신은 다시 석유를 이용하는 내연기관의 발달과 함께하면서 제2차 산업혁명을 20세기 후반까지 주도하게 된다2차 산업혁명기의 에너지와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조합은 우리 모두가 경험했었고 현재 경험하고 있다시피 사회와 사회구조 그리고 그 구성원들의 인식까지도 혁명적으로그리고 전 지구차원으로 바꾸어버렸다이에따른 교육도 국가단위의국가의 유지와 발전에 필요한 교육내용이 선택이 되어 표준화되고 대량화된 공교육이 프러시아를 필두로 시작이 되었다또한 제1, 2차 산업혁명기에 무분별하게 막대하게 소모한 화석연료 에너지로 인해 기후변화라는 만만치 않은 문제점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리프킨이 예견한 제3차 산업혁명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까우선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이 기존의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도록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완전히 탈피해 버렸다는 점이다정보의 유통속도는 말할 것도 없고 교환되는 양도 상상을 초월한다누구라도 자신의 생각을 펼쳐 보일 수가 있다에너지 이용측면에서는 더욱더 혁명적인 현상이 도래하고 있다1, 2차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화석연료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분포되어 있어서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끊임이 없었다그래서 에너지원을 확보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와의 부의 격차가 너무나 심하다3차 산업혁명기에서는 분산 에너지원이 부상하고 있다비교적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소비자가 생산도 겸하는 것들이다태양 에너지풍력 에너지지열 에너지수력 에너지바이오 에너지 등이 바로 주인공들이다

  

3차 산업혁명기에 나타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과 에너지의 양상을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이 메커니즘 속에 미래교육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제3차 산업혁명기의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은 제2차 산업혁명기의 집중 및 통합 커뮤니케이션에서 분산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화하였고에너지의 특징은 역시 집중 및 편중 에너지(엘리트 에너지)에서 역시 분산 에너지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분산 에너지를 조직하고 통제할 메커니즘이 분산 정보통신 기술인 것이다그래서 자본주의도 현재의 신자유주의로 집약이 되는 집중 자본주의에서 분산 자본주의로 변모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와 커뮤니케이션의 민주화는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누구라도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며 소유한다는 분산 에너지 시대는 현재 진행형이고분산 커뮤니케이션은 다양한 정보가 다양한 방법으로 유통되는 인터넷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지난 번 알파고가 작동한 방식도 수퍼컴 한 대가 아니라 1200여개의 CPU가 동시에 작동을 한 분산 컴퓨팅에 의한 것이었다이러한 관계를 리프킨은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은 분산 정보와 분산 커뮤니케이션과 분산 에너지와 P2P 협력을 강조하기 때문에 보다 통합적이고 복합적인 인간 조직에서 개인화를 계속 재촉하는 반면경제적·사회적·정치적 생활을 관리하는 위계적 형태는 평준화된다.” 지금 현재 인터넷을 경험하며 분산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N세대 젊은이들만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이 넘는다전체인구의 30% 가량이나 된다.

  

학교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N세대 학생들과 부대끼며 느끼는 차이는 모든 면에서 상상을 초월한다하물며 N세대 학생들이 느끼는 제2차 산업혁명기의 사고방식으로 꽉 들어찬 교사들과의 차이는 상상하기 조차 힘들다3차 산업혁명의 여명기에 우리는 아직도 제2차 산업혁명 시기에나 필요했던 이데올로기지식과 기술을 지금의 N세대들에게 배우고 익히고 암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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