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아리랑’ 14년간 영암을 답사해 그린 219점 전시
인문 지리화가로 ‘생활 산수화’ 독자적인 장르 구축

현석(玄石) 이호신 작가의 영암아리랑그림전이 군립 하정웅미술관에서 지난 4월부터 3개월째 열리고 있다. 오는 102일까지 열리는 영암아리랑그림전은 작가 이호신 화백이 2002년부터 14년간 영암을 답사하고 스케치해 그린 219점이 전시돼 있다. 그림의 대부분은 월출산을 비롯한 영암의 자연과 풍경, 사람들, 문화유산, 역사, 풍속 등이 담겨 있다.

이호신 작가는 영암의 산과 마을이 어우러진 풍경에 끌려 14년 전부터 영암 곳곳을 누비며 스케치를 해왔다고 한다.

영암은 남도의 금강산입니다. 멀리서 월출산을 보면 마치 수석이 떠 있는 것 같아요. 월출산은 불꽃같은 매력이 있어요. 이번에 선보이는 219점의 그림에는 월출산 뿐만 아니라 영암의 역사, 풍속, 생태, 인물이 다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영암아리랑이란 제목을 붙였어요.”

그와 영암의 인연은 깊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동안 영암을 답사한 뒤 그린 작품을 영암도기문화센터에서 영암의 빛과 바람초대전을 개최했다. 영암풍경을 담은 달이 솟는 산마을그림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후 매년 영암에 내려와 왕인문화축제, 영암도기 특별전에 참가하는 등 영암의 다양한 풍경을 그려왔다. 주요 작품으로는 <월출산 구림마을의 밤>, <유성과 월출산>, <구림도기의 불꽃>, <영암 성재포구와 월출산>, <영암 시종면 남해신당과 영산강>, <왕인박사행차도>, <마애여래좌상> 등이다.

이호신 작가는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기법을 계승하면서 우리나라 마을 곳곳을 현장 답사하고 관찰하여 그 마을의 산세와 지형, 건축물과 조경, 사람과 생활풍속 등을 다양한 기법과 다채로운 색채를 응용하여 생활 산수화라는 독자적인 장르를 구축한 우리나라 최고의 인문지리 화가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인문학적 학습에서 시작된다.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살핀 다음, 현장을 답사한다. 산세와 마을 모습, 주민들과 생활 풍속 등을 관찰한 뒤 스케치해 화실로 돌아와 비로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사전 공부와 현장 답사, 현장 스케치 등 만만찮은 과정을 거쳐 붓을 들게 되는 셈이다.

동국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30여 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유랑하며 자연풍경과 문화유산을 한국적인 정서로 표현해 냈다. 1989년 이후 최근까지 17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영국박물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주 핀란드 한국대사관, 주 탄자니아 한국대사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한편 이호신 영암아리랑그림전은 영암군립 하정웅미술관에서 지난 46일부터 오는 102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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