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이 농업·농촌을 지킨다

유천마을 영농조합법인’, 공동체 정신살려 새로운 활력

꾸러미·로컬푸드·체험관광 주민들 힘으로 소득원확보

당초 8가구 귀농인 조합설립...19가구 참여 마을기업으로

 

꾸러미 직거래와 로컬푸드, 체험관광 사업 등을 하고 있는 한 마을기업이 중소농업과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 기대된다.

학산면 상월리 유천마을은 월출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마을로, 원래 12가구만 살고 있었던 곳이다. 이곳에 지난 2010년께 귀농자 8가구가 마을뒤편 야산을 사이에 두고 입촌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마을을 이뤘다. 원래의 마을에 남아있는 상부상조와 공동체적 전통을 통해 이질적 사회문화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끈끈한 조화를 이루게 된 것.

마을 사람들은 남에 대한 배려와 두레·품앗이의 공동체적 정신을 바탕으로 마을 대다수인 19가구가 참여해 2013유천마을 영농조합법인(이하 유천조합)’을 설립했으며 행자부의 예비마을기업으로 선정된다. 현재 대표는 김기천 마을이장이 맡고 있다.

유천조합은 설립에 맞춰 첫 농산물 판매는 유천동 100년쌀이란 브랜드를 내 놓았고 꾸러미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정명섭 사무장은 사업을 시작할 때 꾸러미사업을 경험한 사람들이 이것은 유행처럼 이미 끝났다고 단언하는 시점이었지만 우리만의 생산·판매 시스템과 신선채와 반찬이 결합된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 결과 기존 것과는 차별화돼 이를 구매하는 회원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면서 마을의 지속적인 소득원이 됐다고 밝혔다.

꾸러미 상품은 신선하고 건강한 농산물과 함께 받은 사람이 쉽게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양념과 함께 친절한 조리법까지 챙겨넣어 준다. 현재 꾸러미 회원은 80여명이며 유천조합은 올해 100명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11월에는 유천마을 추수감사축제를 열어 꾸러미 회원과 결연 도시민, 학교 등의 소비자와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마을의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동식물도 보고 여러 농경체험도 하면서 유천조합의 농산물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고 마을 주민들에게는 화합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또 다른 주력사업 로컬푸드

유천조합의 또 다른 주력사업은 민간 로컬푸드다. 마을의 특성상 중소농업인이 많기에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하므로 건강한 제철 농산물이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온다. 이것은 삼호·영암읍 등지의 근거리 소비자에게 옛 농산물에 대한 맛과 향수,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마을농업의 장점이다.

현재 삼호농협, 영암농협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을 하고 있으며 서영암농협과는 협의 중이다. 각 농협 관계자들은 유천조합의 다양한 농산물이 로컬푸드 매장에 진열돼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대도시 아파트단지 부녀회와의 도농교류를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로컬푸드를 위한 시설 투자로는 신선채를 재배할 수 있는 하우스와 세척실, 선별처리장, 저장고 등을 갖출 계획이다.

 

마을의 문화·전통을 이어받은 마을기업

정명섭 사무장은 농촌이 수입개방과 정부의 대농(大農) 및 규모화 정책으로 식량주권이 흔들리고 단품종 대농화의 길을 걸으면서 농촌의 주축인 중소농이 사라지면 농촌의 마을까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에 대응해 우리마을의 문화와 전통과 공동체적 삶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조합형 마을기업이 농촌마을을 존속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드는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합설립에 있어 참여자 모두의 공동출자로 이뤄진 만큼 두레와 품앗이 방식으로 모든 작업과 업무를 함께하고 수익의 적립과 분배를 투명하게 하며 마을 자체적인 복지의 향상에도 모두의 힘을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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