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어버이날 맞아 고향마을에 정자건립 기증
어머님을 도와주셨던 마을어른들께 감사의 뜻

 

牙川亭 광주댁 李海年 어머님을 6.25 전쟁후 어려울 때 도와주셨던 어르신들께 감사의 뜻으로 이 정자를 세웁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를 잃고 어려웠던 홀어머니를 고향 마을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정착시켜 준 마을 어른들에게 나이 70이 된 아들이 감사의 뜻으로 어버이날을 맞아 정자를 지어줘 화제가 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윤재홍 교수(70·사진)는 지난 430일 오후, 어버이날을 앞두고 자신의 고향인 서호면 몽해리 아천마을에서 전동평 군수 등 기관장과 마을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천정’(牙川亭) 정자 준공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윤재홍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66년 전 6.25 한국전쟁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8세 된 어머니께서 5살인 저를 비롯해 3남매와 함께 농사일을 하며 어렵게 살 때, 아천마을 청년과 부인들이 농촌일손을 함께 도와 어머님을 자립할 수 있도록 힘써주신 데 대해 늦었지만 70세가 다 되어 조금이라도 보답하려고 아천정을 세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6.25 한국전쟁 이후는 모두가 가난하고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때였고, 광주에서 사시다가 농촌으로 내려와 농사일도 전혀 못하시고, 특히 당시 해마다 초가집 지붕을 새롭게 갈아입힐 때 볏짚으로 만드는 이엉(마람)을 전혀 못 만들어 애태웠는데 이때 마을 청년들이 도와 초가집을 새 지붕으로 갈아 주셨고, 모심기, 보리타작 등 품앗이에도 어머니를 배척하지 않고 함께 감싸며 도와주셨던 마을 어른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저희 3남매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15년 전에 고인이 되신 어머님께서 아천정이 마을 사람들에게 옛 정을 회상할 수 있도록 정자 안쪽에 牙川亭 광주댁 李海年 어머님을 6.25 전쟁후 어려울 때 도와 주셨던 어르신들께 감사의 뜻으로 이 정자를 세웁니다라는 내용으로 자신의 친필로 쓴 서예작품을 목판에 새겨 걸었다.

전동평 군수는 아천정 준공기념 행사에 앞서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갖는 자리에서 현재 영암에는 많은 출향인들이 서울 등 외지에서 성공해 살고 있으나, 고향에 대한 사랑을 베풀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윤 교수는 경제적으로 풍부하지 못한데도 작고하신 어머님의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정자를 세워 마을에 기증한데 대해 감동을 받았다면서 이러한 사례 등이 미담으로 널리 퍼져 출향인들이 영암에 더욱 많은 사랑의 손길이 이어지도록 홍보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마을출신 이기홍 전 목포교육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준공기념 행사에서 조정기 영암군 의회 부의장과 김양수 부군수는 축사를 통해 마을에 그동안 없었던 웅장한 아천정이 세워져 아천 마을에 상징이 되는 새로운 명물로 등장했으며, 젊은 어머님께 마을 주민들이 60여년전 베풀어 주었던 애틋한 사랑을 잊지 못해 그 아들이 대신하여 은혜를 갚는 모습이 정말 장하고 아름답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경일 서호면장은 서호면 아천마을은 이환의 전 MBC 사장과 전북도지사, 이영의 전 무안 군수, 이기봉 전 여천군수, 이기혁 전 백제대학 총장, 이기홍 전 목포교육장에 이어 윤재홍 KBS 기자와 성균관대 교수 등으로 이어지는 인물들이 나오는 유명한 마을로 윤 교수가 이번에 아천마을에 정자를 세워 서호면에서 더욱 유명한 마을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용태 전 전남도지사는 윤 교수는 방송기자 30, 대학교수 15년이 넘도록 70이 된 지금까지 40년 이상 현직에서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으며, 출판회사 임원으로 일하는 큰 인물이라고 밝히고, 특히 현역 방송기자 시절에는 각종 보도 특종으로 유명한 기자로서 우리나라 언론계에 두각을 나타냈으며, 윤 기자를 아프리카 사막 위 비행기에서 낙하산으로 떨어뜨리면 일주일 만에 추장이 되어 나올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어 언론계에서는 윤 교수의 별명이 아프리카 추장이라고 불리고 있고, ‘아프리카 추장정신으로 아천정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날 아천정 준공기념 행사 및 저녁 식사와 막걸리 파티에는 김영달 전 영암경찰서장이 섹소폰으로 어머니를 기리는 사모곡등 어버이날을 생각하는 옛 가요를 연주해 참석한 마을 주민들이 다함께 먼저 가신 윤 교수 어머니의 생존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영일 바르게살기 영암군협의회장, 이경일 서호면장 외 직원, 유재학 서호면 번영회장, 최인옥 시종면 발전협의회장 등의 축하 화환이 답지했다.

한편 윤 교수는 영암에서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고교입학 검정고시를 합격한 다음 서울에 무작정 상경해 신문사의 사환 생활을 하며 중동고등학교 야간을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을 고학으로 졸업한 후 KBS 기자로 30여년간 근무하면서 보도국 부장, 해설위원, KBS 여수방송국장, KBS 홍보실장, KBS 제주방송 총국장으로 정년했다. KBS 기자 재직중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석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TV뉴스 취재에서 보도까지’ ‘방송기자로 성공하는 길등 방송 뉴스분야 저서를 출판한 경력으로 KBS 정년 직전에 경기대학교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로 31의 경쟁률을 뚫고 8년간 정교수로 정년한 뒤 현재 성균관대학 언론정보대학원 초빙교수와 가나문화컨텐츠그룹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사진설명>사재 2천여만원을 들여 지은 정자 앞에서 윤재홍 교수 부부(왼쪽에서 2,3번째)가 전동평 군수, 윤재두 사촌형, 마을주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