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남(영암군향토축제추진위원장/영암문화원장)

영암왕인문화축제는 당초 군서벚꽃축제(군서청년회 주관)에서 시작되었다. 3월 매화에 이어 4월 초순의 영암벚꽃은 영암-군서-학산-삼호에 이르는 100리길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가로수로 유명했다. 그 중심이 된 군서 구림리 벚나무는 일제 강점기에 심은 고목으로 벚꽃터널을 이루었고 그 외 다른 도로 가로수는 대개 1981~1983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군에서 가로수 식목사업을 한 것이다. 군서의 벚꽃이 만발할 때면 꽃놀이 상춘객이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벚꽃도로와 왕인유적지 부근에는 외지 포장마차 장사들이 모여들어 재미를 보던 시절이었다.

지금의 왕인유적지 진입로와 주변 벚나무는 1987년경에 동강 하정웅 회장을 중심으로 한 동경라이온스 왕인회에서 일본산 묘목(소메이 이에시노) 2백 그루를 식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4월 초순의 벚꽃길은 그야말로 백색의 향연그대로였다.

군서청년회가 주관한 군서 벚꽃축제1992~1996년까지 상당한 노력과 화합력을 발휘하면서 처음 구림청년회에서 군서청년회로 확대 발전해갔다. 영암군은 당시 왕인박사유적지와 접한 임야를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받아 관광객을 위한 공원화 사업에 착수하면서 1997년부터 왕인박사유적지를 중심으로 한 영암왕인문화축제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그동안의 특징과 주요행사의 흐름을 보면, 1997년 벚꽃아가씨 선발대회, 1998년 문화원 문화학교 공연이 처음 시작했으며 전국 궁도대회가 포함됐다. 1999년 왕인박사 일본가오! 행렬, 천자문 250계단 읽기 등 3년만에 대한민국 10대 축제에 등극, 2000년 가야금산조의 김창조선생의 계보인 양승희 교수가 첫 출연한 가야금산조, 병창이 무대에 올랐다. 이때 영암이 산조의 본향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2001년 고대항로 대탐사는 왕인박사 뱃길탐사를 위해 왕인호황포돛을 단 떼배를 만들어 타고 대불항을 출항해 사투를 무릅쓴 탐사 대장정은 현해탄을 너머 8일만에 380km를 항해해 무사히 일본 큐슈 가라쓰항에 도착, 무한도전의 신화를 남겼다. 이때 대한민국 5대 축제에 올랐다. 이어서 2002년 대한민국 우수축제에 선정된데 이어 2014~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 연3, 그리고 2017년 우수축제로 도약을 전망하고 있다.

올해 축제의 기본방향은 명품축제 소득창출축제 안전축제를 목표로, 왕인박사관련 프로그램 강화로 축제 정체성 확립, 전통문화 보존계승과 지역민 주도형 축제 문화정착, 관광객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는 다양하고 품격있는 프로그램 구성, 축제의 세계화를 위한 교두보 확보 등 군민이 함께하는 축제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왕인문화축제의 장점이자 단점은 일본에서 학문의 신’ ‘아스카문화의 원조로 추앙받고 있는 왕인박사라는 위대한 스승의 이미지와 일찍이 화해 상생의 글로벌 정신을 펼친 인물축제이기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마냥 놀고 싶은 난장, 품바, 노래자랑 등 관광객의 분위기에 맞히기가 너무 조심스럽고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왕인박사의 이미지와 정신을 기리는 정체성을 가능한 고수하면서 흥겹고 재미있는 분위기의 축제를 연출해야 한다는 게 기획의 고민이다. 벚꽃 개화를 3~4일 늦추고 싶을 때도 있고, 반대로 2~3일 빨리 피었으면 할 때도 있었다. 4일간의 축제기간 중에 만개되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벚꽃개화 시기를 맞추는 것도 문제이지만 축제준비 기간도 매우 짧다는 게 흠이다. 우리 축제가 인근 시·군의 대표축제 중에서 제일 빠른 4월초이기 때문에 7~8월에 열리는 이웃축제들은 1월에 시작해도 6~7개월의 충분한 준비기간이 있어 불리한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원활한 교통관리와 주차장 확보, 셔틀버스 운영의 정례화도 대두된다. 영암읍~군서면간 도로가 확장되지 않았을 때는 주말의 벚꽃 상춘객들은 왕인유적지 부근까지 접근하는데 영암읍 버스터미널 도로부터 한 줄로 밀려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때는 승용차들이 거의 정지 상태로 있어도 차에서 내려 꽃길을 차라리 걸으며 또는 차 안에서 휘날리는 백색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어서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다. 금년엔 막중한 정체난을 해소키 위한 대책으로 일방통행 구간지정, 임시주차장 확보, 기찬랜드 셔틀버스 운행 등을 시도하고 교통과 주차관리에 모두 200여명이 동원될 계획에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또한 대한민국 한옥박람회와 동시 개최로 관광객 동원의 시너지효과를 얻고 있지만 양쪽의 동시 개최 홍보 강화가 더욱 필요하다.

여기에 우리지역은 다문화가정이 470여 가정으로 전남 1위이고, 외국인 노동자도 4~5천명이나 되기에 다문화가족의 영암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 영암특유의 기념품 개발과 판매장 활성화가 요구된다. 11개 읍면에서 나온 향토 음식점만으로는 관광객의 먹거리가 부족한 상태다. 관광, 여행객의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간식거리 즉, 도시형 거리, 먹거리 유치도 검토해 볼 단계다.

우리 영암의 이미지와 관광성을 높이기 위해 축제전문 기획사와 능력과 경력이 쌓인 공무원들이 동원되어 총력을 쏟고 있지만 내·외적인 성과나 결과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이고 냉혹할 정도다. 기왕이면 좋은 평가도 받는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화합하여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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