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홍

최근 미국영화 '인턴'이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되었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인 '인턴'은 우리나라 젊은층부터 노인까지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 영화 주인공은 평생동안 회사를 경영해온 70세 노인 벤이다. 주인공 벤은 40년 아래 막내딸 같은 30CEO 앤 해서웨이의 회사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했다.

벤은 이 회사를 위해 막내가 해야할 운전사와 젊은 여사장의 비서부터 시작했다. 벤은 자신이 수십년 간 회사경영의 노하우와 인생경험으로 이 회사를 자문하여 창업 1년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루게 했다. 벤은 또 젊은 CEO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등 가정문제까지 자문하여 하마터면 깨질뻔했던 가정을 다시 화합과 행복으로 복원시키기도 했다는 줄거리이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은퇴한 70세의 노인이지만 한 회사의 말단 인턴사원으로 들어가 회사경영을 성공시키고 가정문제까지 해결하는 등 노후에도 일을 즐기는 행복한 삶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에도 영화가 아닌 노후에 놀이처럼 일을 즐기는 실제사례가 있다. 외국계 보험회사 한국지사 CEO58세 권호진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공무원 임용시험에 나이제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2년간 공무원 시험에 매달려 지난 해 1001의 경쟁률을 뚫고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현재 서울시 서초구청 일자리경제과 사회적경제팀 막내로 일하고 있다. 이 부서의 팀장은 그보다 2살 어리고 선배 2명은 20살이나 어렸다. 그는 2년동안 피나는 노력으로 시험을 준비해 공무원이 되었다. 공무원 정년 60세로 앞으로 2년밖에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는 공무원이 되어 새로운 경험을 하게되어 매우 보람되고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다시 즐기면서 일할 수있는 새로운 일에 도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주인공 벤과 권호진씨처럼 정년퇴직 후 노후생활에 일을 즐기며 100세 시대를 대비하는 사례가 많다. 노후에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일을 즐기며 용돈도 벌 수있는 직업전선을 택한다. 노후에 할 수있는 일이면 용돈도 생기면서 건강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안정된 일을 즐기며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일터에서 과거의 화려했던 경력이나 자존심은 모두 버린다. 그저 나이가 들어 흥얼거리며 즐겁게 일할 수있는 직업이면 만족한다. 예를 들면 중고등학교 교장, 고위 공무원, 대기업의 임원, 군 영관급 장교 등 과거의 화려했던 직업에서 은퇴했던 상당수의 사람들이 하위직을 앞다투어 취업하기도 한다.

그 일자리는 아파트 경비원, 일반회사 안내원과 경비원, 주차관리원, 주유소 관리원, 인천공항에서 리무진버스 승객들의 가방을 옮겨주는 관리원, 관광명소의 해설사 등 그 종류는 다양하고 많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취미활동을 한다. 공부하여 화가가 되거나 자기 경험을 토대로 한 저서활동, 서예작품 활동, 색소폰 등 악기들을 배워 노후에 놀이처럼 즐겁게 일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한다.

필자는 농촌에서 가난했던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고학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가난 때문에 중학교 진학도 못했던 소년시절의 뼈아픈 경험이 노후까지 일할 수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자신이 가난해 못 살면 남과 친척은 물론 형제자매도 절대로 도와주지 않는다는 철칙을 믿었기 때문이다. 필자에게는 가난이 큰 교훈이 되었다. 젊어서부터 미래를 준비하면서 철저하게 현재를 살았다.

앞으로 5, 10, 20, 30년 후 90대까지 삶의 계획을 세워 착실하게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이 방송기자 58세 정년, 대학교수 65세 정년이후 70세까지 대학원 초빙교수와 대학 외래강사, 출판사 부회장, 케이블 방송사 상임고문 등 다섯 군데에서 열심히 놀이처럼 즐기면서 일할 수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일을 즐기며 90대까지 살아가는 계획도 준비되어 있다. 기원전에 살았던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은 인생을 놀이로 보고 있다.

플라톤은 인간은 신이 놀이에 쓰려고 만든 장난감이다. 그것이 인간이 맡은 최상의 역할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남자든 여자든 그 역할을 합당하게 가장 고결한 놀이를 하면서 인생을 보내야 한다. 옳게 사는 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인생을 놀이처럼 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플라톤처럼 일생을 부지런하고 진지하게 살았던 사람도 결국 노후에는 인생은 놀이처럼 살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결국 우리도 노후에는 인생을 놀이처럼 즐겁게 일하며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을 만들기 위한 발상을 크게 전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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