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홍/서호면 몽해리 아천출신/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초빙교수(정치학박사)/가나문화콘텐츠그룹부회장/전 KBS제주방송총국장

하루가 다르게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간다. 깊어가는 가을의 차가운 공기가 시원하다.

이제부터 가을의 쾌적한 기분으로 사람들의 많은 만남이 더욱 활발해진다. 우리는 직장과 가정, 학연과 지연 등 각종 모임으로 사회활동이 더욱 늘어난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식사나 차도 하고 때로는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 어울려 대화를 나누는 교제가 이루어진다.

각종 사람들과의 교제에서는 반드시 예의를 지키고 격식을 차려야 한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자신의 능력이나 실력 못지않게 예의와 격식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에티켓의 잘못에 따라 한 사람의 이미지나 평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바로 자신의 앞날의 성공여부를 판가름 할 수도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예의와 격식이 잘 갖추어 자신이 대인관계로 인한 성공을 할 수 있는지 중요한 사례를 알아본다.

첫째, 식사나 공연 등 각종 모임에 초대를 받았을 때는 반드시 다음날 감사의 뜻을 상대방에게 전해야 한다. 미국이나 영국 등 유럽 선진국은 식사초대를 받고 집에 돌아오면 다음날 상대방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엽서나 편지를 보낸다. 우리나라는 우편을 통한 인사는 극히 드물다. 다만, 전화나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경우가 일부 있으나 보편화가 되어있지 않다. 상대방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 상대방의 기쁨이 매우 커 감동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부터라도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소중한 인연이 계속된다.

둘째, 여행을 통해 먼 지방에서 지인을 만나 접대를 받았을 때도 상대방에게 고마운 뜻을 꼭 전해야 한다. 필자가 현직 KBS제주방송총국장 시절 때의 일이다. 은사인 교수님 가족이 제주를 방문해 3박4일 동안 호텔과 식사, 여행안내 등 성의를 다해 모셨다. 그러나 이 교수님이 서울에 올라간 뒤에 1주일째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필자가 교수님께 전화를 걸었다. 제주여행기간 동안 불편함이 있었는지 여쭸다. 교수님은 “무슨 소리야. 고마움을 평생동안 잊지 못하겠어요.” 라고 대답했다. 한마디로 이 교수님은 고맙다는 전화 한통화를 할줄 모르는 기본 에티켓을 전혀 몰랐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이러한 감사의 표현은 모두 지켜야 할 예의라고 생각한다.

셋째, 골프와 가정집 초대에도 반드시 다음 날 감사의 뜻을 전하면 상대방이 감동을 받고 대우가 달라진다. 필자가 국회와 정당을 출입하던 정치부기자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정치기사취재와 친목을 위한 정치인들과 자주 골프모임이 있었다. 원내총무(원내대표)와 사무총장 대변인 등 공식간부 외에도 취재원인 원로 국회의원들과 자주 골프를 했다. 또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당 간부들 집에 기자들이 자주 방문하며 식사도 했다. 필자는 골프모임과 식사 초대 후에는 다음 날 아침 반드시 전화를 걸어 골프모임과 자택방문에 매우 감사했고 즐거웠다며 인사를 빠지지 않고 했다. 당시 정치인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의 뜻을 전하는 출입기자들은 드물었다. 정치인들은 필자에게 주요한 현안은 맨 먼저 연락해주어 보도특종기회를 자주 갖게 되었다. 또 각종 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연락을 해주는 특별 대우를 받았다. 예의와 격식이 취재기자와 정치인 사이에도 반드시 필요했다고 느꼈다.

넷째, 영화, 연극, 음악회 등 각종 공연초대에도 감사의 뜻을 전하면 자주 초대를 받는다. 필자는 대학과 대학원 강의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위해서 영화, 연극, 음악회 등을 자주 간다. 주말을 이용해 오랬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 고향 선배 등 많은 사람들을 차례로 초대해 영화와 연극, 음악등을 감상한다. 이어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 한 잔 나누며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한다. 가끔 노래방까지 이어져 신나게 떠들며 노래하는 분위기는 더욱 꿀맛이다. 그러나 초대받은 사람들은 고마움을 표시하는 경우가 드물다. 전화나 문자로 고마운 뜻을 보내는 사람들은 그 후 자주 초대한다.

다섯째, 악수할 때와 명함을 주고받는 예의가 잘 갖춰져야 한다. 처음 만난 사람과 악수할 때 인상이 좌우된다. 악수 전에 손에 땀이나 물기가 없도록 해야한다. 악수 순서는 윗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악수할 때 두손을 잡고 힘을 주거나 너무 오래 잡는 것은 실례다. 또 명함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손님이 주인에게 먼저 주는 것이 예의다. 명함은 상대보다 먼저 건네고 오른손으로 주고 왼손으로 받는다. 명함을 받으면 반드시 명함 속의 이름과 직위를 확인한 후 지갑에 넣어야 한다. 이러한 사소한 악수와 명함 주고받기에도 에티켓이 매우 중요하다.

여섯째, 자동차 탑승의 예의도 매우 중요하다. 운전사가 있는 자동차는 운전사 옆 뒷자석이 최상석이다. 다음 운전자 뒷자석이 2석, 운전자 옆이 3석, 뒷자석 가운데가 4석이다. 뒷자석에 3명이 탈 경우 여성은 가운데에 앉지 않도록 한다. 자가 운전자의 경우 운전자 바로 옆좌석이 최상석이다. 이러한 에티켓을 대부분 잘 몰라 예의에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교제하며 어려운 인생의 길을 파헤쳐 나간다. 대부분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극히 사소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이 때문에 인격적인 대우도 못 받고 장래의 성공도 기약할 수 없다. 대인관계에서 필수적인 예의와 격식은 부모나 학교교육에서도 심각하게 다루지 못해 무척 아쉽다. 예의와 격식이 한사람의 유능한 실력과 능력보다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과 훌륭한 능력을 갖추고도 예의와 격식이 부족하면 대인관계에 실패하여 성공의 길을 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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