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비롯 외국 은행 등 400여개 입지금융산업, 컨벤션 산업 통해 800만명 관광객 유치

기획특집-관광레저형 기업도시4

 

 

 

 

민간기업이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은 후, 관광, 레저, 문화 등 주된 기능과 함께 주거, 교육, 의료, 문화 등의 자족적 복합기능을 구루 갖추도록 개발되는 도시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라고 한다. 이렇게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현재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충남 태안과 전남 해남, 영암지역이다. 전원과 도시라는 극단의 개념을 끌어안고 있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는 충분히 매력있는 기획이다. 해당 지자체와 주민에게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더 나아가 제대로 시행된다면 나라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개발과 맞물려 항상 대두되는 환경보전에 대해서도 시행과정에서 충분한 관심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기획취재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라는 원초적인 개념에서부터 출발해 현재 진행정도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과 함께 지역별 특성에 맞게 추진해야 하는 과제와 선진국의 발전상황을 점검하면서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지정학적 이점 살려 금융‧관광의 도시로 우뚝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남쪽으로 420㎞를 달리면 마인강변의 고도(古都) 프랑크푸르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 중세유럽 이후부터 신성로마황제의 직속도시로서 유럽경제와 교역의 요충지였던 프랑크푸르트는 오늘날에는 은행건물의 탑으로 즐비한 유럽경제의 중심축으로서 국제금융업무와 산업·물류가 가장 발달한 도시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개발하고 있는 영암의 관점으로 봤을 때 1,200년의 역사 속에 인구 65만이 거주하며 독일 5대도시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는 역사나 경제 규모 등에서 비교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격차가 크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가 처음부터 이러한 규모를 가졌던 것은 아니다. 프랑크푸르트가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은 세계 제2차대전 이후부터로 전쟁 중 프랑크푸르트는 폭격으로 인해 중세풍의 도심지역이 완전히 파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 후 개건 과정에서 현대적 건축물이 들어서게 됐고 유럽중앙은행과 프랑크푸르트 증권시장 등이 입지한 독일의 금융도시이자 교통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전쟁으로 인해 잿빛으로 변했던 도시가 국가와 시(市)의 철저한 도시계획을 통한 특화된 클러스터와 잘 발달한 교통기반시설을 토대로 유럽 제일의 무역의 중심지이자 관광의 도시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마임강을 통한 해상, 세계 상위 10대 공항에 포함된 프랑크푸르트국제공항을 통한 항공과 사통팔달로 뚫려 있는 교통체계는 프랑크푸르트를 발달시키는 원동력이 되었고 EU의 수도인 벨기에 브뤼셀과 스위스 제네바와 같은 비슷한 레벨의 국제도시보다는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지닌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도시의 아름다움이라는 눈에 보이는 무기와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거대한 자본이 움직이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연간 40회 이상 전시회, 박람회 개최 통해 관광산업 ‘대박’

 

프랑크푸르트는 1년 내내 국제 전시회나 무역박람회로 도시가 들썩인다. Frankfurt Motor Show나 Frankfurt Book Fair는 매년 1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국제전시회이며, 이 외에도 Linux World Conference & Expo나 Musikmesse Frankfurt 등이 연례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이밖에도 수공예 미술관, 민족 박물관, 영화 박물관, 건축 박물관, 우편 박물관, 시립 미술관, 리비크 하우스, 역사박물관, 젠켄베르크 자연사 박물관이 도시안에 집적되어 있어 이를 활용한 책 박람회, 음악 박람회, 자동차 모터쇼 등이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이같은 각종 전시회 및 박람회는 금융·교통과 더불어 프랑크푸르트 경제를 구성하는 경제를 구성하는 핵심 부문으로 2005년도에 58,687회에 달하는 컨벤션 및 세미나가 개최되었으며, 컨벤션의 총 참석자 수는 800만명 달했다. 그중 해외 고객이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의 기반산업이 되는 호텔사업도 부흥을 하게 됐는데 관광청에 등록된 호텔 수가 시내에만 194개소에 달하고 이중 4성급 이상 호텔만 40개에 이를 정도로 프랑크푸르트의 컨벤션산업은 단순한 전시회가 아닌 관광도시로서의 프랑크푸르트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프랑크푸르트의 컨벤션 관련 산업의 성공에는 프랑크푸르트 관광청을 빼놓을 수 없다. 프랑크푸르트관광청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전시회 및 박람회의 중요성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기구로 프랑크푸르트시와 헤세 주가 공동으로 설립한 전시/박람회 전문기업으로 프랑크푸르트시가 지분의 60%, 헤세주가 40%를 보유하고 있으며, 프랑크푸르트 컨벤션산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결국 중국을 비롯해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인 영암과 해남의 기업도시의 입장에서는 프랑크푸르트의 도시계획과 이를 활용한 각종 컨벤션산업은 참고서와 같은 것이다. 또 전쟁 후 폐허나 다름없던 도시에 전통적인 도시 이미지, 질, 도시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과 현대적인 느낌의 150m이상의 고층건물들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도시의 과거와 현대의 모습과 잔상을 고스란히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기존의 관광자원과 동떨어진 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무안국제공항과 F1경주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나침반과 같은 것으로 반쪽짜리 기업도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인터뷰-프랑크푸르트 관광청 해외마케팅 담당 아네테 비너 박사

“기업도시는 대기업 유치가 아닌 지역의 관심이 더 중요”

 

프랑크프루트 컨벤션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관광청에서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아네테 비너 박사를 만났다.

관광청 역할에 대해 비너 박사는 “프랑크푸르트 관광청은 시 소속이지만 별도의 법인으로 운영되는 기구로 오로지 프랑크푸르트 관광에 대한 업무를 보고 있다”며 “이곳에는 1년에 약 40개 정도의 축제가 있는데 이를 보기 위해 찾은 관광객들을 지역에서 머물 수 있도록 마케팅을 하는 것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너 박사는 “예전에는 시에서 직접 운영했지만 절차상으로 까다롭고 오래 걸리다 보니 보다 신속한 일처리를 5년 전부터 별도의 기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70%이상이 단순한 관광보다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이곳을 찾는데 이들을 위해 3개월마다 결과보고서를 비롯해 행사나 축제 등에 대한 이런저런 실적들도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도시이자 관광도시로서의 프랑크푸르트에 대해 비너 박사는 “2차대전 이후 프랑크프루트는 완전히 폐허나 다름없었는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걷어 오페라하우스를 세웠고 미술관과 같은 문화시설도 차츰 복원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며 “결국 지금의 프랑크푸르트의 모습은 몇몇의 대기업이 있어 지역이 활성화 된 것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마인드로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도시에 대해 비너 박사는 “한국이랑 계속해서 관계를 맺어왔고 한국으로 자주 나가면서 느낀 점은 지리적으로 중국이라는 거대한 마켓이 있어 발전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계속적으로 자매도시인 인천 등을 통해 한국에서 좋은 점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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