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민/금정면 출생/미래경영교육연구소 대표/전 동강대학교 총장/전 한국전문대학 산학협력단장 협의회장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많은 사연과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에 따른 수도 없는 사건과 사안들이 반복되곤 한다. 다행이도 개인이나 사회적인 영향을 줄 만큼의 큰 사안이 아니면 일련의 현상으로 넘어가곤 한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적으로 크나큰 사건이 된 것은 물론이고 여러 방향으로 비화되는 경우에 흔히는 그 일의 시작과 원인 보다는 사건의 결과에만 집중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고 있는 것같다.

과거 우리가 사는 것 자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많았던 시절에는 과정이 필요가 없었다. 그저 이유가 어떻든 나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만 없다면 그냥 지나치는 것이 당연시 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 어떤 결과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왜? 그렇게 되었는지 과정을 매우 중요시 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우리는 늘 결과에만 집착해 왔었다. 지금도 결과를 두고 왈가왈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과 함께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도록해야 하지 않을까? 앞만 보고 뛰면서 결과가 크게 나쁘지 않으면 대충 그러려니 눈감고 넘어가는 문화는 이제 접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고 반듯이 올바른 과정이 있어야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과정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생각으로 주변의 얘기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옛말이 있다. 어떻게 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달성하면 될까? 그대로 해석을 해봐도 서울을 가려면 각자의 입장에 따라서 시간과 비용을 잘 따져서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여 가야할 것이다. 무조건 빨리만 가면 비용도 문제려니와 빨리 도착한데 따른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이며 비용을 줄인다고 저렴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려 한다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가 있을 것이다.

사상누각(砂上樓閣)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모래 위에 세운 누각이라는 뜻으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오래 견디지 못할 일이나 물건을 이르는 말이다. 커다란 누각을 지으려면 당연히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 세워질 누각의 크기나 하중을 고려하여 터 닦음을 한 후에 건물을 지어야 하고 사용목적에 맞게 활용되어야 준비와 과정 그리고 결과가 맞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속한 여러 집단에서 많은 활동을 한 후에는 활동목적에 따라 여러가지의 결과에 도달하게 된다. 그 결과에 따라 인사조직에서는 승진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 있을 수 있을 것이며, 학습조직에서는 우수한 자에 대한 포상이나 개인적인 학습결과에서는 목표했던 상급학교의 진학 등등 수많은 결과들이 도출되어지게 된다. 결과에 대한 평가나 보상 등에서는 어차피 우열을 가리게 되고 잘했다는 평가와 못했다는 평가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과연 그 결과에 대해 모두가 이의가 없이 납득하고 편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물론 어느 조직이나 집단에서건 개인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경우 여러가지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각 개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며 조직 내부에서도 각각의 이해가 상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다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많은 준비과정을 거쳐서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해를 위한 홍보과정을 충분히 거친다면 조직 구성원들의 불만을 최소화 할 수있을 것이다.

경영학에서 절차의 공정성과 분배의 공정성이라는 것이 있다. 여기에서 절차는 과정이라고 볼 수있으며 분배는 결과라고 볼 수가 있다. 어느 집단에서 목표를 정하여 일정기간 동안의 활동결과에 따라 그 집단의 전체적인 성과에 대하여 구성원들에게 아주 공평하게 성과에 대한 보상을 해주었다고 가정을 해보자. 어떤 것이 공정한 것일까? 똑같이 분배를 해주면 될까? 아니다. 절차가 공정해야 한다. 즉, 먼저 구성원들에게 절차(과정)을 공개하여 이해를 구하고 그 절차에 따라 만들어진 결과를 근거로 분배를 하게 되면 개인 간의 차이가 나는 경우라도 불만을 가질 수가 없게 될 것이며, 과정이 중요함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해도 괜찮다는 암묵적인 부추김이라고 볼 수있다. 어떤 목표와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과 방법은 개인 간의 관계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통해서 이루지게 해야 하며, 어떤 집단이나 조직에서 행해지는 목표달성을 위한 행위는 공공성을 넘어서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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