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쓰레기매립장이 청정에너지 태양광발전소로 변모신재생에너지 산업 시민들이 선도해...건물 곳곳에 태양광 판넬..에너지 자립

 

 

 

 

 

쓰레기매립장이 태양광발전소로독일의 작은 도시 징엔시의 리켈스하우젠 지역 한 나대지에는 태양광 전지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3만2천개 모듈로 이뤄진 이 태양광 발전시설은 4천여명이 사용하는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부지는 1990년대 중반까지 징엔시의 생활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으로, '솔라콤플렉스'라는 기업이 부지를 빌려 발전 수익의 5%를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다. 즉 태양광 발전설비 아래에는 쓰레기가 묻혀 있다. 사용가치가 없는 부지에 발전시설을 설치해 태양광의 성공역사에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징엔시의 다른 한 마을에는 진공관형 태양열 온수기가 설치돼 있다. 태양열 온수기는 전력을 만드는 태양광과는 달리 태양열로 물을 끓이는 장치다. 약 100가구에 난방열을 공급하며 햇빛이 없을 때는 목재 우드칩 발전으로 보충하기도 한다. 이 마을은 독일 땅이면서도 스위스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어서 수급 문제가 있는 목재를 대체할 수있는 특별한 지역난방이 필요해 실험적인 설비를 갖췄다. 

징엔시 일대에는 이 같은 태양광, 태양열,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모두 '솔라콤플렉스'가 설비한 것이다. 신재생 발전시설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징엔시(인구 4만5천명)를 포함한 보덴제 지역(27만명)에서 필요한 총 에너지의 절반을 공급한다. 

 

솔라콤플렉스의 설립목표는 지역에 필요한 에너지 전체를 한 세대, 즉 30년 안에 100%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바꾸자는 것이다. 

솔라콤플렉스에는 몇 가지 주요 원칙이 있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공동체 방식으로 운영하며, 지역에서만 사업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설립당시는 20명의 시민이 주주로 참여했다. 이후 2011년까지 10년간 회사는 300배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2003년부터 수익이 나기 시작해 이듬해부터 배당이 이뤄졌다. 

이처럼 독일 국민은 직접투자 또는 에너지조합, 주식회사 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녹색의 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프라이부르크시(市)는 인구 21만명의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 '환경수도', '태양의 도시' 등으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특히 프라이부르크가 세계의 대표적인 환경수도로 거듭난 것은 훌륭한 정책도 있지만 이를 적극 지지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됐다. 프라이부르크는 1970년대 원자력발전소 반대운동과 에너지절약 운동이 펼쳐지고, 태양광 등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맞물려 환경도시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이 도시에서는 승용차 없이 노면철도(트램)과 버스, 도시철도, 자전거 등 대중교통으로만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교통시스템이 구축됐다. 버스와 트램노선을 확대하는 동시에 500㎞에 달하는 자전거 고속(전용)도로가 구축, '자동차 만큼 빠른 자전거 교통망'을 통해 친환경교통수단의 이용률을 높이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의 교통 분담율은 트램·버스 등 대중교통이 45%, 자전거는 35%에 달하고 있으며, 승용차는 20%에 불과하다.

태양의 도시로 불릴 만큼 일조량이 풍부한 프라이부르크에서는 개인주택은 물론 공공건물 등에 태양광발전기가 설치되는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며, 녹색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세계적인 환경수도로 성공했다.

마을전체가 에너지주택인 보봉마을 

환경수도인 프라이부르크 시내 여러마을 중에서도 보봉마을은 대표적인 친환경에너지 마을로 인정받고 있다. 410㎢ 면적에 2천500여가구, 5천500여명이 사는 보봉마을은 2차대전 이후 연합군으로 진주한 프랑스군이 주둔하며 프랑스식 지명인 '보봉'이란 이름을 얻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에너지 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보봉마을은 과거 프랑스군이 쓰던 막사를 주거지로 개조해 쓰는 집들을 군데군데 볼 수 있다. 1992년 프랑스군이 철수하면서 친환경에너지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보봉마을 개발계획이 수립될 당시 주민과 학생, 도시·환경·교통전문가들은 콘크리트 포장을 최대한 억제하는 대신 녹지를 보호하고, 대중교통 중심의 체계에 중점을 두면서 차없는 마을을 만들었다. 보봉마을에는 에너지 소비가 연간 15㎾이하의 주택인 패시브하우스가 1천750채에 달하고 있다. 또 태양광발전 등으로 전기를 자가 생산해 사용한 후 남은 잉여전력을 전기회사에 판매하는 에너지 플러스하우스도 220채에 이른다.

특히 '태양의 배(솔라쉽, Solar ship)'는 사무용 대형건물로 한 여름철에도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 냉방이 가능하다. 밤과 새벽사이에 찬공기가 건물 내부에 머물게 만들고, 벽면에 파라핀 왁스 단열재로 뜨거운 열기를 차단시켜 한여름 대낮에 냉방기 없이도 25도 이하로 유지할 수있다. 

또한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로 전력을 생산해 소비하는 등 에너지 제로형 건물도 있다. 일반 가정주거용 패시브하우스도 첨단기술과 단열자재를 활용해 냉·난방기기 없이 공기환기만으로도 여름과 겨울철에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 

더욱이 남쪽에 3중 창호와 과학적으로 설계된 처마를 통해 여름에는 햇빛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겨울에는 실내까지 비치도록 하면서 일년 내내 25도의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보봉마을이 군부대 이전으로 낙후된 지역을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마을로 발전하게 된 원동력은 정부나 시당국의 계획보다는 지역주민과 학생들로 구성된 보봉포럼을 통해 자발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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