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성 살린 체험마을 육성 필요하다 4 - 충북 청원연꽃마을

 

매년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8월이 되면 영암읍 망호정 마을에는 화사한 연꽃이 피어 사람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곳은 플라스틱 제품의 등장으로 마을의 주된 특산품이었던 참빗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연꽃과 연잎을 소재로 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반해 충북 청원연꽃마을은 연꽃을 소재로 고소득을 올리며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 정도로 성공적인 농촌체험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원연꽃마을은 본래 청주군 서강내 이상면 지역으로 지형이 활처럼 생겼다 하여 궁현이라는 지명이 붙었던 곳이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여느 농촌마을과 다를 바 없는 곳이었다. 당시 60가구 200여명이 전부인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다. 당시 주민들은 평범한 시골마을처럼 벼농사와 밭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하지만 2003년 한국농업경영인 청원군연합회장을 역임했던 이상선(54)씨가 마을이장이 되면서 연꽃과 인연이 시작됐다.

 

연으로 마을의 역사가 바뀌다

마을이장이 된 이 씨는 주민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전국에서 유명한 농촌관광마을을 찾아다녔지만 대부분 비슷한 소재로 마을로 도입해 성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 때 이 씨가 주목했던 것이 건강에 좋다고 입소문이 난 연이었다. 웰빙바람과 건강관련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었던 시기를 떠올리며 연을 마을 대표 상품으로 키워볼 생각을 했던 것이다.

연꽃을 심자고 마음을 먹고 부여 궁남지와 무안군, 함평군 등 연꽃으로 유명한 곳들을 찾아다녔다. 또 충남 천안 인근의 인치사라는 절에서 스님으로부터 연을 재배하는 방법까지 공부했다. 이처럼 연꽃을 심기 위해 준비를 하면서 마을주민들에게 논에 벼농사를 짓는 대신 연꽃을 심자고 제안했다. 벼농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농민들에게 벼농사 대신 연꽃을 심자는 제안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이었다. 이에 이 이장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논 250평에 연을 심었고 논에 벼를 심을 경우 1마지기당 60만원 가량 소득을 올릴 수 있지만 연을 재배하면 300만~400만원의 수입을 올리수 있다고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설득시켰다. 이 이장의 설득과 노력덕분에 연꽃을 심기 시작한 주민들이 늘어나 10가구로 작목반을 결성하고 재배지를 넓혀가면서 연꽃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현재 청원연꽃마을은 4곳의 연못 3만3천㎡에 연꽃이 심어져 있고 해마다 5월부터 9월까지 백련과 홍련, 수련 등이 군락을 이뤄 화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또 2005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으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과 팜스테이마을로 각각 지정됐으며 2007년에는 농촌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에는 최우수 시범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을조직 구성, 일 분담

연꽃으로 어느 정도 기반이 조성된 이후에는 마을주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작목반, 부녀회, 노인회, 청년회 등 조직을 구성해 각자 역할을 분담했다. 마을의 청소나 환경정리같은 가벼운 일은 노인회가 맡고, 마을경관조성, 체험프로그램 운영은 청년회가, 연을 소재로한 음식개발, 특산품 판매는 부녀회, 연재배는 작목반이 전담하며 일의 능률을 올리는 동시에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화사한 연꽃을 볼 수 있고 맛있는 연요리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는 연간 1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마을을 찾고 있고 연매출도 2억원이 넘는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계절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마련

청원연꽃마을은 계절별로 농촌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봄에는 숲생태체험과 화분만들기, 황토염색, 손모내기 등을 체험할 수 있고 여름철에는 수생식물 관찰, 전통부채 민화그리기, 가을철에는 고구마캐기를 할 수 있다. 또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으로 떡메치기, 연꽃지짐이, 낚시, 연잎칼국수, 황토방 등도 즐길 수 있다.

다양함 체험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연꽃마을이 주목을 받은 것은 바로 연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재료로 만든 연잎밥, 연잎한과, 연근정과, 연꽃차, 연잎떡국, 칼국수, 연꽃지짐 등 다양한 음식들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다.

 

청원연꽃마을이 특색있는 체험마을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지만 관공서와 지역언론, 지역농협 등의 역할이 없었다면 오늘 날처럼 성공을 거두기란 쉽지 않았다. 관공서에서는 다양한 지원정책과 함께 지역의 방송사와 신문사 등과 연계해 홍보활동에 주력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연꽃잎 식음료 평가회였다. 또 주요기관들과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직거래장터도 개최하며 홍보에 잡중했다. 여기에 관공서에서는 마을주변 경관조성과 연제품을 자장하기 위한 저온저장고를 설치해주며 성공을 뒷받침해주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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