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 /영암읍 장암출생/호남미래포럼 공동운영위원장/전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대표/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호남선 KTX 열차 운행이 개시된 지 6개월이 다가온다. 용산–목포 전 구간 중 용산–광주 간 개통이지만 효과는 이미 피부에 와닿기 시작했다.

나주 혁신도시 16개 공공기관 이전까지 동시에 끝나가면서 광주 전남은 모처럼 변화의 물결을 탔다. 광주 U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났고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된 국책사업 아시아문화의 전당 공식 개관이 9월이후 순차 진행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살아날 것이다.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 일과 이사로 참여한 통합 광주전남연구원 회의 등으로 광주 쪽 나들이가 전보다 많아진 필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느끼는 변화는 그새 KTX 열차표 구하기가 어려워져 평일에도 예매를 해야 안심이 된다는 점이다. 승객이 늘고 그만큼 정보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얘기일 터이니 진정 반가운 변화다. 호남의 소외와 낙후가 빠른 속도로 극복되리란 기대를 가지면서 몇 가지 유의점을 생각한다.

그 중 핵심은 큰 흐름을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는 안목과 지역 내 협력의 필요성이다. 당초 광주 송정역은 현재보다 3배쯤 큰 규모에 환승센터까지 복합개발 구상이 있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 규모의 시설로 준공되었고 6개월도 안됐는데 벌써 비좁아 증축이 거론되고 있단다. 이 과정에서 시내에 있는 광주역을 살려야 한다고 해당지역 주민들이 마지막까지도 일부 KTX 열차의 광주역 통과를 주장한 것이 환승센터 등 종합개발 구상 보류와 역사 규모 축소에 한 빌미가 됐다는 후문이다. 진짜 이유야 다른데 있었을 테지만 사업축소의 핑게를 준 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광주 전남에서 흔히 있어온 일인데 이제는 고쳐야 한다.

뻔한 일에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는 지역 내에서의 소지역주의, 관계자들의 인기영합 단기실적주의, 공무원 조직으로 대표되는 지역사회의 안목 부족, 비전 부재, 능력의 한계 등 문제점들이 지적될 수있을 것이다.

당장에도 광주-목포 간 호남선 KTX 마지막 구간 노선 선정과 광주공항 이전-무안공항 활성화 방안을 놓고 첨예한 논쟁이 계속되는 중이다. 이럴 때 판단의 준거는 큰 흐름이 돼야 한다. 그 흐름을 타는 전략적 선택이 바람직하다.

비근한 실례를 보자. 영암의 경우 아직 KTX 효과를 직접 느끼기는 어려울 수있다. 그러나 시간의 문제일 뿐 파급 영향이 밀려올 것은 분명한 하나의 사례.

올해 중국의 해외 관광객이 1억을 돌파한다. 그 중 6백만 명 이상이 한국을 찾는데 대부분은 수도권과 제주를 보고 간다. 4백만 명 정도만 부산에 들른다. 호남을 찾는 사람은 그 보다도 훨씬 적다. 그러나 추세로 미루어 1억 중 6백만이 아니라 1천만 이상이 한국으로 오고 그 중 절반이상이 호남을 방문한다는 예상은 곧 현실화 될 미래 전망이다.

수도권과 제주 등에 편중되었던 해외 관광객이 바다와 섬이 어울린 환상적인 풍광과 날씨,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과 소리 등의 즐길거리를 찾아 호남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상황은 KTX 효과의 일부로 눈앞에 다가온 큰 흐름이다.

영암은 호남관광에서도 남부지역의 중심 교차로에 자리 잡았다. 월출산 주변 자원 만으로도 한 몫을 할 수있다. 문제는 준비다. 수도권의 경우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식당 좌석이 의자에 앉는 시설로 대부분 바뀌었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 앉아서 식사를 하는 시설은 이제는 소수다. 식당시설은 전체 관광서비스에서 보면 그야말로 지엽이다.

중국,일본,동남아,러시아,유럽,미국,호주 등 언어와 문화전통이 다른 세계 전역에서 한국을 찾아오는 손님을 만족시킬 잠자리, 먹을거리, 볼거리, 살거리, 교통편, 그 밖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을 확보하고 조직하는 일을 영암은 과연 어떻게 할 것이며 할 수있는가.

필자가 개인적으로 일관되게 주장하고 호남미래포럼을 통해서도 공감대를 넓혀가는 중인 ‘호남이 대한민국의 미래다’‘호남의 미래는 사람에 달려 있다’‘교육과 훈련이 곧 사람이다’라는 명제는 자명한 진리에 가깝다. 최선의 실행방안 강구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영암이 호남의 변화를 선도할 준비는 늦긴 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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