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홍(서호면 몽해리 아천출생/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초빙교수/정치학박사/가나문화콘텐츠그룹부회장/전 KBS제주방송총국장)

필자는 지난 7월 초, 여름 방학을 맞아 10여 일간 미국 서부 알래스카 여행을 다녀왔다. 필자는 현직 KBS 기자시절에 해외 다큐멘터리를 취재한 경험이 많았다. 취재했던 나라는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유럽과 미국, 러시아,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일본 등이었다. 당시에는 해외여행이 아닌 긴장과 고통 속에 취재 기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해외에 나간 것이다.

88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선진국의 자동차 문화 기획으로 “교통사고 예방과 응급 환자 진료”, “음주운전 단속”, “우리나라 13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기획한 ”선진의회의 모범적 정치활동“과 ”서민적 의회활동“, ”한·중 수교 2년 점검“ 등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알래스카 여행은 교수가 방학을 맞아 아무런 부담 없는 순수한 여행을 했다. 알래스카 여행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12시간의 비행으로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도착했다. 시애틀에서 1박을 하면서 보잉 비행기 박물관과 유리 박물관 등을 관광했다.

다음날부터 시애틀 항에서 출발하는 『프린세스 크루즈 크라운 호』 선박에 올라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여러 주요 항구를 거치면서 관광길에 올랐다. 알래스카 원주민은 인디언, 에스키모, 알류트로 세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인디언은 2만 년 전 이 곳에 정착했고 에스키모는 8천 년 전 시베리아에서 북극해 연안에 정착했다. 그리고 알류트로 족도 함께 북극해 연안에 정착했다. 알래스카는 18세기 영국과 프랑스에 이어 러시아 인들이 들어와 원주민들에게 약탈을 일삼았다.

1867년 미국 윌리엄 국무장관이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한화 약 860억 원)의 헐값으로 사들였다. 처음에는 미국 국민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알래스카에 엄청난 천연자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1959년 알래스카는 미국의 한 주로 편입하여 현재 인구 67만 명이 살고 있다. 알래스카 전 해역을 항해하는『프린세스 크루즈 크라운 호』는 11만 3천톤으로 승무원 1800명, 승객 3070명이 탑승한다.

이 선박의 길이는 290m, 폭 36m, 24노트로 항해한다. 프린세스 크루즈호는 현재 18개의 선박이 있다. 지난 65년 운행하여 올해 50주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2014년 일본에 이어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운행도 시작했다. 이 선박에는 관광객들이 항해도중 계속 즐길 수 있다. 밤마다 각 종 쇼를 하는 극장과 나이트클럽, 조깅트랙과 헬스클럽, 미용실과 스파, 극장과 풀장, 카지노, 면세점, 도서실, 병원까지 모두 갖추어져 있다. 이 선박 탑승객 3000여 명은 90% 이상이 미국인이었다.

나머지는 한국과 필리핀, 일본 등 극소수였다. 알래스카 항해 중 첫 방문지는 주노(JUNEAU)항이었다. 알래스카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19세기 초 강에서 사금을 재취하는 금광시대 초창기 지어진 고색창연한 가옥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 도시는 연어, 넙치 등 생선과 제재업이 관광명소다. 이 곳에는 멘덴홀(Mendenhall) 빙하가 길이 19.3km, 폭 2.4km, 빙벽높이 30m로 매우 웅장하여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빙하의 전면과 멘덴홀 호수와 폭포가 잘 어울렸다.

이 곳은 특히 관광객들이 고래관찰 크루즈를 타고 흑고래 등 고래떼의 모습을 직접 보며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두 번째 기항지는 스케크웨이(SKAGWAY)였다. 스케그웨이는 인디언 족 언어에서 “북풍의 집”이라는 뜻이다. 이 곳에서는 협곡열차인 “화이트 패스&유콘 루트”는 해발 873M 정상까지 3.9%의 가파른 경사를 단 20마일거리로 16도 회전하며 “죽은 말의 계곡”과 “면사포 폭포” 등 자연경관들이 달리면서 보면 극치를 이룬다. 이 협곡열차의 철도는 1898년에 건설 되어 운행하고 있다. 세 번째 기항지는 알래스카에서 가장 수려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국립공원 글레시어베이 국립공원이다.

이 곳은 1만 3천㎢ 인 야생지구로 알래스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인 얼음 황야이다. 이 곳은 매년 4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선박위에서 빙하를 관람하는 동안 천둥과 같은 폭음이 들리면서 빙하 일부분이 녹아떨어지는 모습이 신비스럽게 보였다. 이 곳 빙하 주변의 바다는 하얀 얼음덩이로 가득 차 지구 온난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 곳은 200종의 어류와 22종의 조류, 갈색곰과 흑곰, 사냥물개, 독수리 등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네 번째 기항지는 캐치칸(KETCHIKAN) 항이다. 이 곳은 원래 틀링깃 인디언 족이 연어를 주식으로 살아와 어업이 발달하여 세계의 연어 중심지였다. 관광객들은 이 곳에서 독수리와 부엉이 등 동물센터와 각종 목재료 등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제재소 등을 보면서 이 지역의 특산물인 푸짐한 바닷게 요리를 맛있게 먹는 기쁨으로 즐거워했다. 마지막 코스인 캐나다 빅토리아 항에 도착했다. 이 곳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인 부차드 가든이 있다.

다양한 꽃과 꽃동산, 각종 조형물과 야간의 조명과 어울려지는 정원의 아름다운 모습에 관광객들은 넋을 잃을 정도였다. 부차드 가든은 시멘트를 만드는 석회석을 캐내는 채석장을 100년이 넘도록 3대 째 꽃밭을 가꾸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어 감동을 받았다. 이번 알래스카 여행에서 선진국의 관광사업체가 실패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한 사실이 놀라웠다. 크루즈 선박의 역사가 50년이 넘어 전 세계로 뻗어가며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 선박 1200여 명의 승무원들이 모두가 자기 직업에 만족하면서 친절과 봉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잊을 수 없었다.

특히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필자는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3일 간 계속 된 노래자랑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여 톰 존슨이 부른 “딜라일라”를 열창하여 환호를 받았다. 이 노래자랑에서 필자가 우승하여 상을 받은 후 주최 측에서 한국인을 위해 한국인 가수 싸이가 부른 “강남 스타일”을 즉흥 연주해 한국인 모두가 무대 위에서 함께 춤을 추며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면서 한국도 선진국 대열에 앞장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들떴던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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