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지구온난화 등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태양광, 조력, 풍력 등 대안에너지 산업이 발전하고 있으며, 에너지 자립마을도 등장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지의 현황을 둘러보고 앞으로 영암군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1>잊혀져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2>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란 무엇인가
<3>에너지 자립마을, 임실 중금마을
<4>독일의 작은 도시 징엔시와 보봉마을
<5>오스트리아 '귀싱마을'의 교훈

이웃 영광서 최근 잇따른 사고...남의 일 아니다

 

영광원전

최근 이웃한 영광의 한빛원전 2호기가 또 가동이 중단됐다. 이유는 냉각재 펌프가 문제였다. 지난 8일 오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빛원자력본부는 새벽 2시 59분 쯤 한빛 2호기 발전소 내 전원공급 차단기의 손상에 따른 보호신호 동작으로 냉각재 펌프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냉각재 펌프는 원자로의 냉각재인 물을 순환시켜 원자로 내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열을 증기발생기로 전달하는 1차 계통의 핵심 설비다. 4대 가운데 1대의 가동이 자동으로 중단되자 나머지 원자로도 자동 정지됐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차단기는 내부연결 단자의 접촉저항 증가에 따른 과열로 손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과열로 차단기에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났고 곧바로 자체 진화에 나서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았다.

원전 측은 현재 원자로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방사능 물질 유출은 없다고 밝혔으며, 손상된 차단기를 점검·교체하고 재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빛원전 2호기의 가동 중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3일 송전선로의 차단기에서 오신호가 발생해 가동이 중지됐다가 1주일 만에 재가동하기도 했다.

우연인가, 호남권 시도지사, 한빛원전 안전성 촉구

 

한빛원전

이에앞서 전라남도와 광주시, 전라북도 시․도지사들이 한빛원전 등 국내 원전의 잦은 사건․사고로 안전성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하며, 한빛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건의문을 채택해 정부에 전달했다. 이날 사고를 예견이라도 한듯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9일 국내 대다수의 원전에서, 원전 운전 개시일 이래 지금까지 제어봉 구동장치 시설 외함 검사에 오류가 있었음이 확인돼 시도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전라남도를 비롯한 호남 3개 시․도지사는 한빛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한 것이다.

주요 건의 내용은 △그동안 발생한 사고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국민에게 공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점적 안전규제․감시체제에서 탈피해 지방정부도 참여할 수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방사성 폐기물 이동, 한빛원전 온배수 피해보상, 원전폐로 등 추진과정에 시․도민 의사반영 △방사능 방재 인프라 부족에 따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다.

정병재 전라남도 도민안전실장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상 원자력 발전이 불가피하더라도 시․도민의 안전이 최우선돼야 한다”며 “시․도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단호히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잦은 원전고장, 문제없나...원전 측 '반박'

지난 8일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2호기가 갑자기 멈춰 서면서 원전 안전성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가동 중지의 이유로 알려진 냉각재 펌프의 고장이 잦은 이유는 무엇인지, 원전가동이 중단되는 것은 과연 심각한 상황인지 등에 대한 일반인의 우려다.

이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관계자는 "고장을 감지해 원전이 멈춰 선다는 것은 사고 예방과 안전확보를 위한 한 과정"이라며 "고장이 생겨도 원전이 정지하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의 단순 고장을 사고로 여기지 않듯이 원전의 안전정지는 원전사고와는 완전히 개념이 다르다"며 "작은 이상 신호까지 감지하는 안전정지를 통해 발전소를 안전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냉각재 펌프는 원자로의 냉각재인 물을 순환시켜 원자로 내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열을 증기발생기로 전달하는 1차 계통의 핵심 설비다.

지난 2011년 10월 울진 6호기가 냉각재 펌프를 구성하는 과전류 보호계전기를 교체하는 작업 중 오작동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2012년 1월에는 월성 1호기의 냉각재 펌프 온도감지장치의 오작동으로 원전 가동이 중지됐고, 지난 2013년 8월에는 한빛 6호기의 냉각재 펌프 운영 상태를 표시하는 동작회로에서 단락이 발생해 원자로가 멈췄다. 지난 8일 발생한 원전사고는 발전소 내 전원공급 차단기의 손상에 따른 보호신호 동작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이 멈추는 이유는 정말 많고 냉각재 펌프가 서는 이유도 무척 다양하다"며 "고장은 사고와 달리 부품이나 설비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이상 상태를 말하며 수리를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사태, 불안감 증폭...독일 2022년 모든 원전 폐기

하지만, 한수원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반핵단체들은 5년 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떠올리며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웃한 영광 원자력발전소에서 큰 사고가 난다면 암사망 최대 55만명, 경제적 피해액은 451조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바람이 서울쪽으로 불었을 경우며 광주로 불 경우 암사망 최대 39만7천명, 경제적 피해 235조원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과 광주환경운동연합은 2년 전 일본 관서학원대학 종합정책학부 박승준 교수를 초청, '영광원전사고 피해 모의실험 결과 발표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이 단체들은 사고 모델로 선택한 영광원전 1호기가 대사고(방사성 물질 방출량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정도) 및 더 심각한 거대사고(방사성 물질 방출량 체르노빌 원전사고 정도)를 일으켰을 때를 가정했다. 이 모의실험은 일본의 핵발전소 사고평가 프로그램인 '세오 코드'(SEO Code)를 이용, 경제적 피해를 추정한 일본의 '원력발전소의 사고 피해액 계산'(박승준著, 2003)을 영광원전에 적용했다.

1980년대에 고 세오 타케시 박사가 개발, 일본 전역의 원전사고 인명피해 조사에 사용됐다.

이 단체는 "일본내 원전사고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일본정부에 의해 1960년 진행됐지만 1999년까지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후 민간 부문에서 박 교수의 피해연구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또 이번 분석은 한국에서 처음 경제적 피해를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가정'이라며 일축했다. 한수원은 설명자료에서 "영광원전 사고피해 모의실험 결과는 국내 원전에서 전혀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극히 무리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국내 원전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과는 원자로형이 전혀 다르고 격납 건물이 훨씬 견고하기 때문에 모의실험은 국내 원전에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2011년 3월. 이웃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소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원자력 기술강국 일본에서 원전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재앙에 일본정부는 우왕좌왕 했고, 아비규환의 처참한 광경은 여과없이 지구촌 곳곳에 생생하게 전달됐다.

올해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4주기를 맞았다. 그러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사고는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고농도 방사능이 유출되어 일본 본토를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전 세계적인 이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난 2011년 5월 독일을 방문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외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까지 13기를 새로 건설하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독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원자력발전소를 2022년까지 17기 모두 폐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독일의 핵폐기 결정은 전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공동기획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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