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민/금정면 출생/미래경영교육연구소 대표/전 동강대학교 총장/전 한국전문대학 산학협력단장 협의회장

유비무환은 ‘미리 준비(準備)가 되어 있으면 우환(憂患)을 당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고사성어다. 근자에 대한민국의 사회에 던져진 엄청난 재앙을 보면서 꼭 기억하고 일깨우지 않으면 안 될 이슈라고 생각되어 낭주골 지면을 채워본다. 유비무환의 유래는 춘추전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양의 역사에서 가장 전란이 심했던 시대를 춘추전국 시대라고 하며 국가간 약육강식 전쟁이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던 시대였다. 어느해 정(鄭 )나라가 송(宋)나라를 침공하자 송나라는 진(晉)나라에 도움을 요청하고, 진나라의 왕인 도공은 노(魯 )와 제(齊), 조(曹) 등과 함께 10여 개국을 참여시킨 연합군을 편성한다.

진나라가 주도한 연합군이 정나라의 도성을 포위하고 송나라에서 철수하라고 통첩을 하게 되는데 이때 정나라는 열세를 간파하고 송과 진, 제나라 등의 열두 나라와 불가침조약을 맺는다. 이때 북쪽 나라들의 결속에 위협을 느낀 초(楚)나라가 정나라를 침공한다. 정나라는 초나라와도 불가침조약을 맺는다. 이에 진나라를 중심으로 한 연합국 측이 불만을 품고 다시 정나라를 치게 되자 정나라는 진나라에게 화친을 요구하게 되며 진나라가 받아들여 전쟁이 종식되게 된다.

정나라는 감사의 표시로 진나라의 도공(悼公)에게 많은 보물 등의 선물을 보내자 왕은 직접 전쟁을 이끌었던 장수인 위강에게 그 선물을 보낸다. 그러자 위강은 『평안히 지낼 때에도 위태로운 때를 생각해야 하고 위태로운 때를 생각한다면 언제나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으면 근심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라고 하면서 선물들을 왕인 도공에게 되돌려 보낸다.

도공 또한 정나라에서 보내온 공물들을 되돌려 보내게 된다. 우리는 작년 4월16일 정말 생각하는 것조차 겁나고 싫은 세월호 사고를 겪었다. 그 때 총체적으로 허둥대다가 많은 인명을 구조할 골든타임을 놓치고 배가 떠있을 때 뛰쳐나온 사람을 제외하고 상당시간 동안 가라않지 상태에서도 단 한사람도 구조해 내지를 못했다. 즉 준비가 없었던 것이다. 사고에 대한 매뉴얼이 부실했었고 그에 따른 국가적 시스템도 갖춰지지를 않았었다.

사후에야 예견된 사고였다고들 야단법석이었지만 사실 사고는 예고가 없는 것이다. 다만 그러한 사례들을 거울삼아 대처할 수있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한 매뉴얼을 만들고 그에 따라 대비하는 훈련을 해놓아야 한다. 그럼 지금도 온 국민이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걱정을 계속하고 있는 메르스사태를 보자. 첫 발병자가 의심자로 판명되어 질병 전문가(의사)가 관련 정부부처에 보고하고 조치를 요청했지만 무시되었다.

그 전염병의 발생국에 대한 관련자료나 정보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었고 설마하는 생각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관료가 묵살했던 것이다. 또한 이미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까닭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전염원에 노출된 것도 모른 체로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또다른 전염을 하게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처음 발병자에 대한 상황을 오판한 걸 알았으면 더 번지기 전에 모든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를 하여 혹여 자신이 전염 능성이 있는 지역이나 병원에 갔었거나 전염된 사람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를 살펴서 의심되면 즉시 신고하게 하고 의도적으로 신고를 회피한 사람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렸어야 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들은 사실인데 과거 정부에서 ’사스‘ 전염병이 발병했을 때 국무총리가 총괄본부장이었으며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이미 매뉴얼을 잘 만들어 두었는데 다음 정부가 과거 정부의 흔적을 없앤다는 명분으로 다 폐기처분해 버렸다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지금 상황은 또 수십년 만의 가뭄으로 인해 적잖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또 예고된 장마가 시작되고 있다.

유비무환이 필요한 때이다. 최근 기상이변은 정말 예측이 잘 안된다. 더구나 엘니뇨현상이 최근들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제발 지나고 난 뒤에 인재니 예견된 일이니 이런 얘기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가뭄이 심하게 지속되면 지표가 푸석푸석하게 되고 많은 비가 삽시간에 내리면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되어 산사태 등 홍수에 취약한 지역에 많은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수없이 경험했던 바와 같이 그런 일이 생기면 피해를 보는 쪽은 사회적 취약 계층이거나 여러 어려움이 산재한 농어촌 등의 피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자료를 토대로 잘 대비를 해서 피해를 입지 않거나 예방을 할 수가 있다면, 예방을 위해 준비하는 비용과 시간은 피해가 발생한 후의 복구를 위한 예산이나 시간과는 비교가 되지를 않을 것이다. 유비무환의 정신을 일깨워서 준비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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