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이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은 후, 관광, 레저, 문화 등 주된 기능과 함께 주거, 교육, 의료, 문화 등의 자족적 복합기능을 구루 갖추도록 개발되는 도시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라고 한다. 이렇게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현재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충남 태안과 전남 해남, 영암지역이다. 전원과 도시라는 극단의 개념을 끌어안고 있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는 충분히 매력있는 기획이다. 해당 지자체와 주민에게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더 나아가 제대로 시행된다면 나라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개발과 맞물려 항상 대두되는 환경보전에 대해서도 시행과정에서 충분한 관심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기획취재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라는 원초적인 개념에서부터 출발해 현재 진행정도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과 함께 지역별 특성에 맞게 추진해야 하는 과제와 선진국의 발전상황을 점검하면서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2004년 지자체 경쟁 후끈…10년 뒤엔 지지부진

기업도시 개발 사업. 정부가 혁신도시와 함께 2004년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혁신도시처럼 각 지역에 기업도시를 세우고,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기업을 분산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 하에 정부는 2004년 12월 ‘기업도시개발특별법’을 제정했다. 이듬해인 2005년 8월에는 충주, 원주, 무안, 태안, 무주, 영암·해남 등 6개 지역을 기업도시 개발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충주와 원주는 지식기반형, 무안은 산업교역형, 태안·무주·영암·해남은 관광레저형으로 각각 지정됐다. 당시만 해도 기업도시로 뽑히기 위해 각 지역들은 엄청난 경쟁을 해야 했다. 기업도시로 지정되면 곧 지역경제가 살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업도시법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지났지만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곳은 두어 곳 정도다. 기업도시는 정부 주도의 혁신도시와는 달리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이다. 민간 기업이 제조·연구개발(R&D)·관광 등의 기능과 함께 주거·교육·의료 등의 기능을 갖춘 자족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민간 부동산 개발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부동산 시장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경기 침체까지 왔다. 국내·외 기업 투자가 이뤄져야 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데, 투자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후속사업지 발굴은 고사하고 무안과 무주 등 시범사업지마저 줄줄이 사업이 취소됐다. 무주는 주요 출자사인 대한전선이 2008년 5월 경영악화를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고, 무주군은 대체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해 2011년 1월 시범사업을 취소했다. 

매립지 위에 조성되는 영암·해남은 최근에야 매립면허권을 양도·양수 받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나마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다른 사업지에 비해 비교적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충주와 원주뿐이다.

기업도시가 이렇게 된 건 비단 부동산·경기 침체 탓만은 아니다. 산업단지와 혁신도시·경제자유구역 등 기업도시의 콘셉트와 비슷한 유형의 개발 사업이 전국 곳곳에 추진되고 있다.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사업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충주·원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기업도시가 골프텔(골프장+호텔) 분양을 주 수익사업으로 내걸었다. 태안이나 영암·해남은 이미 수도권 외곽에 대거 들어선 골프장들과 지리적 경쟁에서 한참 밀린다는 부정적 견해가 많았지만, 사업 계획은 바뀌지 않았다. 

영암과 해남 기업도시의 현주소

영암과 해남의 기업도시는 어디까지 진행됐으며, 현재 어떤 과정을 밟고 있을까. 특히 지난 10년간 어떤 단계를 거쳤는지 되돌아 보자.

영암과 해남의 기업도시 사업은 크게 구성지구, 삼포지구, 삼호지구로 각각 구분할 수 있다. 각각의 시행사와 참여업체가 다르며 독립적인 사업을 이끌고 있다. <개요 참조>

<해남 영암 기업도시 사업개요>

사업명 :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개발사업(구성지구)
위 치 :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상공리, 덕송리, 금호리 일원
면 적 : 20,959,540㎡(약634만평)
계획인구 : 18,300명 (7,320세대)
사업기간 : 2009년~2025년
사업비 : 약 1조 1,038억원(도시조성비 기준)
시행사 :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
참여업체 : ㈜보성, ㈜한양, 전라남도, 전남개발공사, 한국관광공사, 광주은행

 
사업명 :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개발사업(삼포지구)
위 치 : 영암군 삼호읍 삼포리 일원
면 적 : 4,289,000㎡ (약130만평)
계획인구 : 10,000명(4,000세대)
사업기간 : 2007년~2014년
사업비 : 4,402억원(도시조성비 기준)
시행사 : KOVO(주)
참여업체 : SK건설(주), 신한은행, 농협중앙회, 광주은행, 전남개발공사, 전라남도


사업명 :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개발사업(삼호지구)
위 치 : 영암군 삼호읍 일원
면 적 : 8,661,000㎡ (약 262만평)
계획인구 : 10,000명(4,000세대)
사업기간 : 2006년~2025년
사업비 : 4,468억원(도시조성비 기준)
시행사 : 서남해안레저(주)
참여업체 : 에이스회원권거래소, 한국관광공사, 삼환기업, 전라남도

3곳 모두 지난 2004년 기업도시개발특별법 제정에 따라 사업을 신청했고 다음해인 2005년 8월 25일 기업도시로 선정되면서 사업을 추진했다. 

먼저 삼포지구는 영암군 삼호읍 일원 428만9000㎡ 부지로, 1단계(F1부지) 187만3000㎡, 2단계 241만6000㎡로 나눠 추진 중이며 마리나, 튜닝단지, 모터스포츠산업 클러스터, 호텔,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008년 1월 1단계 실시인가, 2010년 10월 1ㆍ2단계 개발계획 승인이 이뤄졌지만 참여기업인 SK건설이 지난 2012년 사업에서 손을 떼며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그간 국내외 업체들이 삼포지구 2단계 사업에 대해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투자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전남도는 전남도는 F1경주장 주변 99만여㎡에 자동차 튜닝 및 고급 부품단지를 조성, 관련 기업 100여개를 유치할 방침을 세워놓고 중국과 독일 등의 업체들과 물밑접촉을 펼치고 있지만 이제 막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양·한방의료시설, 쇼핑센터, 호텔, 카지노, 마리나 등 의료·관광·휴양 기능의 시설들로 채울 계획이지만, 투자하겠다는 국내기업이 없어 정체 상태이다. 중국, 미국 등의 자본이 관심을 갖고 제안서를 낸 곳도 있으나 실제 투자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에 반해 삼호지구는 다소 상황이 나은 편이다. 사업부지가 866만1천㎡인 삼호지구의 자본금은 450억원이다. 사업자인 서남해안레저(주)는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삼환기업, 한국관광공사, 전남도 등이 투자했으며, 지난해 3월 농어촌공사로부터 사업부지의 97.4%인 843만8천㎡를 매입했다.

6개월 뒤인 지난해 9월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45홀 골프장 공사를 시작했으며, 지난 2013년 말 현재 자산총계는 441억원, 부채는 4억원에 불과해 재정적으로만 놓고보면 가장 안정적이다. 지난해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81홀의 골프장과 스포츠·레저단지가 들어설 기본적인 계획이 세워져 있고 사업자 측은 골프장 회원권 분양을 통해 추후 개발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3천36억원이 투입되는 영암 삼호읍(국도2호선)∼해남 산이면(지방도 806호선)의 진입도로 10.83km가 완공되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이어서 앞으로 허브가든, 명상 휴양단지, 문화콘텐츠단지, 골프장, 스포츠단지, 승마장, 마리나, 리조트 등 투자유치에서도 적잖은 탄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성지구는 동아시아 최대수준의 고품격 관광레저도시를 지향하면서 국내외 관광객 체류형 거점도시, 지속발전 가능한 친환경 생태도시, 복합 리조트형 대규모 은퇴자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서남해안의 우수한 자연환경과 문화적 특성을 극대화한 주거, 관광, 레저, 교육, 의료, 산업기능이 복합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약 634만평 부지에 골프장 28홀과 승마장, 워터파크, 테마파크, 경비행장, 관광호텔(카지노), 관광대학, 연구소, 연수원, 행정타운, 공공터미널, 요트마리나 시설 등 은퇴휴양도시로서의 개발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10년 공유수면매립 권리・의무 양도・양수 협약을 맺었다. 2012년 공유수면매립 권리에 대한 감정평가와 양도양수 승인이후 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을 고시했다. 2013년에는 법무부로부터 공익사업 투자이민제도 투자지역으로 선정됐고 사업시행 10년만에 기공식을 갖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성토공사와 도로공사 부지조성공사가 진행중이며 은퇴자도시에 대한 검토와 대규모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서남해안 기업도시 측에 따르면 중국부동산금융연압회, 청도임업개발 등 중국투자자들과 MOU를 체결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최근에는 구성지구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영암호를 가로지르는 진입도로 공사가 입찰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구성지구는 2016년까지 토지와 지장물에 대해 보상을 완료할 계획이며 60억원을 들여 기업도시 홍보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50억원을 들여 달도관문일대 30ha에 해안방제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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