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민/금정면 출생/미래경영교육연구소 대표/전 동강대학교 총장/전 한국전문대학 산학협력단장 협의회장

최근에 유럽지역을 돌아볼 기회가 있어서 북유럽 몇 개국을 다녀왔다. 관광 목적이어서 주로 역사적 유물과 자연경관을 살필 수가 있었다. 10여 일 동안 관광을 하면서 한없는 부러움으로 가득한 마음을 어떻게든 달래보려 했지만 우리의 현실을 생각할수록 부러움이 분노로 변하여 여행기간 내내 아쉬움으로 가득한 마음이 채워지지가 않았다. 3년 전에 중국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도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명소가 중국이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었던 시대에 지어졌던 근세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황강의 강변로였는데 정말 잘 보수하고 관리를 하여 역사의 현장으로서의 가치는 물론이고 근세 건축물로서 보존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음을 보고 크게 감탄을 했었다.

이번에 북유럽 지역을 돌아보면서 역사적인 문화유산을 심혈을 기울여 잘 보존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자연경관 역시 가능한 자연형태로 잘 보호∙보존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있었다. 그들의 역사적 유물이 오늘날까지 잘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우리에 비해 전란이 비교적 심하지 않았던 과거의 상황이 고려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경우를 살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가까운 과거에도 꼭 보존되었어야 하는 것들이 위정자들이나 정책 결정자들의 개인적인 가치와 판단에 따라 파괴되거나 소실되어버린 것들이 많았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더하는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정말 지워지지 않은 것들 중에 한 가지 예를 들면 상트페테르부르그(구. 레닌그라드)에는 약 400년 전에 대리석으로 포장된 길이 있는데, 폭은 현재의 4차선 도로보다 좀 넓고 길이가 약 2Km에 이르는데 지금 현재도 도로로 잘 활용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그런 유물같은 것은 없었을까? 오래전에 신문을 통해 알았는데 '광교'라는 지명이 있는 곳에 석축과 다리가 있었는데 어떤 물의 흐름에도 잘 견딜 수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었다고 하며 60년대 까지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도로를 만들면서 석축들은 누군가에 의해 허물어져 어디론가 사라졌고 다리는 현대 아스팔트 도로 밑에 묻혀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상상해 보건데 500년 도읍지였던 지금 서울의 4대문 안에는 과거 우리의 건축기술이 축적된 건축물들이 수도 없이 많았을 것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수 많은 전란을 겪으면서 대부분 파괴되거나 소실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전란 속에서도 남아 있었거나 파괴되지 않은 석조물 등 그나마 남아 있었던 것들마저 인위적으로 사라져버린 것들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르겠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그야말로 수도 없는 격론을 벌였던 '조선총독부'(과거 중앙청 건물) 건물을 보자. 일제의 잔재라고 민족 수치의 제1호라는 건물이라고 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나랏님의 굳건한 역사인식과 민족정기를 바로 세운다는 명분아래 그 건물은 폭파에 의해 없어지고 말았다. 정말 한없이 안타깝기만 하다. 물론 그 건물은 우리 모두가 제일 치욕적이고 분노하는 일제의 잔재 중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적절한 위치에 옮겨서 역사의 현장으로 기억하고 후세에 교육의 장으로 보존하여 활용하고, 논의되었던 역사적 사실대로 왜 그들이 그 자리에 그렇게 크고 웅장한 건물을 세웠던 것인가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증거 등을 내세워서 역사적 유산으로서 보존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왜 일본을 싫어하는지 등을 다른 역사물들과 연계하여 관광 자원화하여 후세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정말 꼭 보존했어야 할 문화유산들이 수없이 없어져버린 상황에서 지난 것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도리는 없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지도자들은 후세에 물려줄 여러가지 유산들 중 무엇이 자손대대로 자산이 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우리의 자연경관은 널따란 대지만 펼쳐지는 나라들과 비교하면 대단히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고 한다. 따라서 가능한한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훼손하지 않은 형태로 개발하고 보존하여 관광 자원화를 해야할 것이다. 특히나 우리지역의 아름답고 깨끗하게 보존된 자연환경을 청정지역으로 잘 유지될 수있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고 그나마 남아있는 역사적인 유물들을 찾아내고 관리를 하여 먼 훗날에 우리의 자손들이 대대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 가치가 사람을 불러모아 후대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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