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사람들 - 영암소방서 현장대응단 학산지역대 김성만 소방장
20년동안 소방관으로 근무...진압장지 점검 철저
학산, 미암, 서호면에 주변 지역 지원출동도 빈번

 

저녁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근무

최근 건조한 날씨속에 농민들이 논·밭두렁을 태우다 인근 야산으로 화재가 번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겨울철과 봄철에는 소방관들도 새벽시간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긴장감속에 근무를 하게 된다. 특히 영암군은 월출산을 비롯해서 각 면단위에도 산들이 많아 화재가 발생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다. 또 목포-순천간 고속도로와 대불산단이 있어 대형차량들의 통행도 많고 교통사고도 자주 발생해 소방서의 출동이 특히 많은 곳이다. 그 중에서도 현장대응단 학산지역대는 학산면, 미암면, 서호면 등을 담당하고 있는 곳으로 김성만(47) 소방장을 비롯한 3명의 직원들이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돌아가며 서고 있다.

김 소방장은 지난 1995년 나주소방서 함평파출소 근무를 시작으로 소방직에 입문했다. 함평 근무를 시작으로 전남도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방관으로 근무를 해왔으며 지난 2013년 12월에 영암으로 발령을 받아 학산지역대에서 1년 6개월째 근무를 해오고 있다.

주간근무는 일반적으로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무를 하게 되며 야간근무는 저녁 6시부터 다음달 오전 9시까지 근무를 하게 된다.

 

소방장비 점검·인수인계 철저

김 소방장도 야간근무를 하게 되면 하루 일과는 저녁 6시부터 시작된다. 30분전까지 출근을 하고 근무시간 전까지 이전 근무자로부터 인수인계를 받고 근무할 준비를 한다. 다른 직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소방관들은 인수인계 절차가 중요하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장비들을 보유·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소방장도 인수인계 과정에서 평소보다 더 긴장을 하고 화재진압 차량과 진압용 장비의 이상유무와 펌프차에 물이 차 있음을 확인한다. 또 이전 근무시간동안 별다른 사건사고가 없었는지도 꼼꼼하게 살핀 후에 인수인계가 마무리된다.

인수인계 과정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사무실에서 대기하며 전남본부로부터 출동명령을 기다린다. 일반적으로 민원인들이 화재나 사고를 신고하게 되면 전남본부에서 해당 지역에 출동명령을 내린다. 이 과정에서 추가 인력이 필요하면 주변지역에 있는 소방서에도 지원명령을 내린다. 학산지역대에서도 강진군 성전면, 해남군 계곡면, 삼호읍, 영암읍, 군서면까지 지원을 나간다. 특히 군서면의 경우 전담의용소방대원과 소방차량이 배치돼 있지만 큰 화재가 발생할 경우 역부족이기 때문에 학산지역대에서도 자주 지원을 나가고 있다.

 

건조한 날씨속에 화재발생

특히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속에 논밭을 태우는 시기에는 화재신고 접수가 더 많아진다.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농민들이 논이나 밭을 태우며 연기가 발생한 경우에도 주민들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착각해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잘못된 신고라 할지라도 혹시 모를 화재발생 우려 때문에 현장에 출동해 농민들이 안전하게 다 태우고 난 후 불씨가 완전히 제거되기까지 옆에서 지켜보기도 하고 주변지역으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물을 뿌리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날씨가 무더워지면 벌집제거를 위한 출동도 많아진다. 많은 날에는 하루에 4~5건 정도가 벌집에 의한 출동일 정도로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뿐만 아니라 학산면 주변 지역에도 고속도로를 비롯한 도로가 많이 지나가고 있어 교통사고와 노인들로 인한 출동 횟수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기억에 남는 사건·사고도 많아

김 소방장은 학산지역대에서 근무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기억에 남는 사건사고도 상당히 많다. 최근에 학산면 학계리 삼락정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고생을 했다. 화재가 발생했던 삼락정은 여름철이면 촌닭과 물썰매장을 운영하는 곳으로 가게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화재가 발생했다. 연기가 발생했지만 근처를 오가던 사람들이 누군가가 쓰레기를 태우는 정도로만 생각해 신고가 늦어졌다. 신고가 늦어지면서 나중에는 독천에서도 화재연기가 보일정도로 큰 화재로 번져 건물이 모두 전소돼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던 안타까운 사고였다. 또 삼호읍 입구에 비행장 부근에서도 해가 지면서 저녁노을이 지는 시기에 교통사고로 인해 자주 출동했다. 이 지역은 도로가 넓게 잘 만들어져 있다보니 과속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해 하루에도 몇 번씩 출동할 정도이다.

 

소방도로 부족...화재진압 어려워

김 소방장이 농촌에서 근무하면서 개선이 시급한 점으로 소방도로 개설부분이다. 읍단위의 경우에는 출동여건이 나은 편이지만 면단위 작은 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차로 진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커다란 소방차가 통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은 길이 많아 화재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이럴 때는 차에서 내려 소방호스를 길에 연결해 화재현장까지 끌고가야만 해 진화가 더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골든타임 확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김 소방장은 농촌에서는 골든타임도 사치이며 소방차가 출동가능한 길만 있어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영암소방서 학산지역대 김성만 소방장은 "어느 직업이나 쉬운 일은 없지만 특히 소방관은 화재나 교통사고 현장 등에서 군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활동을 하다보니 사명김이 없으면 쉽지 않은 직업이다"며 "항상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보다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는 소방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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