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박사 춘향대제 등 관내 제례행사 도맡아
학생, 관광객 대상 가정예절 교육 '인기'

▲ 최기욱 훈장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릴 정도로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실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에게 '예의범절은 고리타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확산되면서 전통문화와 예의범절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예의범절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왕인학당의 최기욱(72·사진) 훈장이다.

성균관유도회 영암군지부에서 교화부장도 맡고 있는 최 훈장은 지역내 각종 제례행사가 있을 때면 모든 의식이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주관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에 왕인박사춘향대제, 남해신자 춘·추계대제 등 각종 제례에서 최 훈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군서면 죽정마을이 고향인 최 씨는 젊었을 때는 4H 활동을 하며 농촌과 농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구림중학교의 전신인 구림고등공민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4H활동을 시작해 1960년대 초반에는 전국4H경진대회에 출전해 사료작물 분야에서 3위를 수상해 장관표창을 수상한 경력도 갖고 있다. 이후에는 고향인 군서면에서 농업에 종사하며 농업과 축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군입대로 잠시 공백기간을 갖고 이후 정당활동도 하며 외도를 하기도 했지만 젊은 시절 대부분은 농업과 축산업 발전을 위해 활동을 해왔다. 한 때 목장을 운영하며 600이상의 우유를 납품하기도 했지만 건강이 나빠지면서 목장은 정리하고 70마지기 정도의 논 경작과 단감농사만 매달렸다.

개인적인 시간이 생기면서 최 훈장은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한학분야 공부에 매달렸다. 어렸을 때 서당에서 명심보감 등을 배우며 한학에 대해 관심이 많아 공부를 해왔지만 군입대를 하게 되면서 공부를 잠시 멀리해야만 했다. 운영하던 목장을 정리하고 벼농사만 지으며 못했던 한학분야에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들에 일하러 나가기 전에 명심보감을 성독하고 나갈 정도로 열심히 한학공부에 매달렸다. 또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배웠던 각종 제례법과 인성공부도 빼놓지 않았다. 이처럼 한학공부에 매달리던 중 지난 20069월 영암군으로부터 왕인박사유적지내에 있는 왕인학당 운영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됐다. 2008년부터는 영암향교와 유도회 활동도 함께 시작해 장의를 맡기도 했다.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역내 남자중에서는 최초로 실천예절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 자격증은 전국에 900여명 정도가 취득한 자격증으로 지역내에는 최 훈장을 비롯해 현재 3명이 취득했다. 이 때부터 지역내에서 행해지는 모든 제례의식을 최 훈장이 맡게 된 것이다. 또 최근에는 초중학교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교육요청을 받고 왕인학당내에서 인성교육과 가정예절에 대해서 지도하고 있고 왕인촌마을의 예절체험도 맡았다. 이뿐만 아니라 여름과 겨울방학시즌에는 국암서원과 대동계사에서 학생들에게도 지도를 하고 있으며 휴가철에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가정에서 지켜야할 예의범절 등을 가르치며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예의범절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 훈장은 "최근 사람들이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하는 것 같다""어른들부터 독서를 하며 아이들도 이를 따르게 되는 만큼 영암군민들만이라도 예의범절을 잘 지키고 독서를 생활화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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