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민 금정면출생
아직도 깊은 상처로 남아 있고 우리 모두를 허탈과 슬픔으로 멍들게 했던 세월호 참사는 지금까지 완전한 해결을 위한 결과나 확실한 사고원인 규명도 없이 1주기를 맞고 있다. 또한 책임을 져야 할 어떤 사람도 명백하게 밝혀지지도 않았고 선박을 운항했던 선장을 비롯한 몇몇 선원들의 재판만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한 법적인 제도에 대한 제정 문제도 논란만 거듭되고 있다.

이제야 선체의 인양을 논의하기 시작을 하고 있어 언제쯤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사고원인 규명과 해결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얼마 전부터는 지난 정권 때 진행했던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한 잘잘못을 밝히겠다고 하여 몇몇 관련 정책 부서들의 책임소재 규명을 위해 감사기관이 나서서 조사를 하였고 상당부분 잘못된 내용들이 발견되었다고 하며, 그와 관련하여 참여 기업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는가 싶더니 몇 일 전에는 관련 기업인의 총수가 조사를 받던 중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현정부 권력의 핵심에 있는 사람들을 지목하여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다고 밝혀 온 나라가 시끌거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래왔듯이 내 탓 내 잘못이라고 뉘우치거나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그런 적이 없다고만 단호하게 말한다. 그런 일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관계로 국민들은 과연 어느 것이 진실인지 신뢰를 할 수도 없고, 저러다 또 유야무야 되는 건 아닌지 하면서 별 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정치권만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해대면서 국민들을 농락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그 동안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되어왔던 수도 없는 사건과 사안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잘못의 원천은 잘못된 정치로부터 시작된 게 아닌가 싶다. 바로 책임정치의 부재에서 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그런 인물을 선택한 국민과 유권자들의 잘못이라고도 하지만 잘못을 저지른 어느 정치인치고 정말 진솔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를 했던 사람이 우리 기억에 누구였던가를 생각해 보면 알 수있듯이 분노와 실망감만 더해지는 것 같다.

인간이 신이 아닌 바에야 일을 하다보면 실수와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고 본다. 여기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같은 종류의 잘못을 반복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과 잘못과 오류가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며, 그 보다 우리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끝까지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월호의 예에서 보듯이 그 엄청난 참사가 몇 사람의 선원이 잘못해서 발생한 것인가? 물론 침몰하는 배에서 퇴선을 명했는지의 여부가 생사를 결정하는 중요 계기가 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기본적인 상식이다.

국민들은 퇴선 명령을 내렸는지의 그 여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참사가 일어나게 되었는지 근본원인을 알고 싶고 그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또한 최근 발생한 한 기업인의 죽음에 뒤를 이은 행태들을 보면서 지도자란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을 보면서 과연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이나 해봤느냐고 묻고 싶다. 물론 그 중에는 억울한 사람도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했던가? 만일에 그 사람이 서로 한 배를 탔던 한 조직 구성원으로부터 어느 날 배신을 당하고 나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심정으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님 죽음을 선택한 입장에서 정말 무엇인가 옳은 일을 해봐야겠다는 심정으로 잘못을 고발해야 겠다는 마지막 양심으로 사실을 밝혔다고 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이제 달라져야 한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가까이 왔다고 한다. 비로소 선진국 문턱에 왔다고도 한다. 소득수준이 선진국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정치적 수준과 안정이 그리고 국민적 수준과 가치관이 먼저다. 왜냐하면 여러가지 요소들이 국가와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중에서도 정치와 그 지도자들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크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도자는 물론이고 우리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행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노력과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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