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사람들-영암읍내파출소 김송범 경위22년동안 경찰관으로 활동...공정한 업무처리 위해 노력교통사고 다발구역, 주요 농산물 창고 등 야간순찰, 목근무

■ 저녁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근무

 

김송범 경위가 순찰 중에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근 갈수록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전국적으로 각종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며 안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암군과 같은 농촌지역은 가로등이 밝혀지지 않은 곳들이 많아 어둠이 내리는 밤이면 치안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 때문에 밤이 오면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경찰관들은 밤잠을 잊은 채 야간순찰을 돌며 범죄를 예방하고 있다.

영암읍과 덕진면을 담당하는 영암읍내파출소 김송범(48) 경위는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3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다. 현재 영암읍내파출소(소장 조만종)에는 15명이 근무를 하고 있다. 소장과 관리반, 덕진치안센터에 근무하는 인원 3명을 제외하고 12명의 인원들이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돌아가며 서고 있다.

김 경위는 지난 1994년 군서파출소 근무를 시작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군서를 시작으로 영암읍, 시종, 삼호읍, 신북 등 관내에서 도포면과 금정면을 제외하고 전 지역 파출소에서 모두 근무를 해봤다. 주로 파출소에서 근무하며 지역주민들의 민원과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주간근무는 오전 9시부터 일반적인 퇴근시간인 저녁 6시30분까지 근무를 하게 되며 야간근무는 저녁 6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근무를 하게 된다. 김 경위도 야간근무를 하게 되면 하루 일과는 저녁6시부터 시작된다. 이후 30분까지 이전 근무자로부터 인수인계를 받고 근무를 시작할 준비를 한다.

■ 주요 지역 순찰ㆍ목근무

주간에 비해 야간에는 순찰업무가 주를 이룬다. 현재는 농한기철이기 때문에 야간순찰에 대한 요구가 덜한 편이지만 농산물 수확철인 가을에는 절도를 예방하기 위해 야간순찰에 대한 요구가 많은 편이다. 영암읍 지역은 벼를 제외하면 특별히 비싼 농산물들이 생산되는 곳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덕진면에는 인삼을 비롯한 고가의 작물들이 일부 재배되고 있어 야간순찰이 필요하다. 또 영암군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강력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편은 아니지만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탓에 담당 지역중 교통사고 다발지점을 정하고 순찰을 다닌다.

김 경위는 야간근무에 앞서 주간근무자로부터 업무 인계를 받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야간순찰을 다닐 곳을 결정하는 것이다. 주로 덕진초 앞 교차로, 수도사업소 앞, 남성촌마을 앞, 망호정마을 앞, 대신삼거리, 영암고 앞, 청림교차로 앞, 기찬랜드 앞 등 교통사고 다발지점과 덕진면 노송리와 운암리의 벼창고, 덕진면 금강리, 장선리의 5천평정도에 달하는 인삼밭, 영등리의 작약 재배단지 등이 주요 순찰대상이다.

현재 영암읍내파출소에는 순찰차가 1대밖에 없어 고가 농산물 재배지역과 사고다발지점 등을 중심으로 야간순찰활동을 하다가 갑작스런 신고전화가 올 경우에는 신고지로 출동을 한다. 또 야간순찰외에도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에서 1~2시간정도 머무르며 순찰을 하는 목근무도 하고 있다. 주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덕진초 앞 교차로와 영암여고 정문 앞이 대상이다.

영암여고는 최근 농촌에서도 성관련 범죄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관할지역내 유일한 여학교인 영암여고에서 목근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1~2시간정도 머무르며 수상한 사람이 없는 지를 유심히 살펴보고 학생들이 무사히 하교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기억에 남는 사건ㆍ사고도 많아

김 경위는 주로 파출소에서 근무를 해왔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사건사고도 많이 겪었다. 최근에는 강진의 병영장에서 물건을 팔고 영암읍으로 넘어오는 길목을 순찰하던 중 길가에서 쓰러져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을 발견한 적이 있다.

기온이 영하권이었기 때문에 자칫 그대로 둘 경우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동사의 위험도 높은 상황이었다. 쓰러져 잠을 자고 있던 사람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찾아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하게 집까지 대려다 주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내에서 컴퓨터와 부품 등이 연쇄적으로 도난당했던 사건을 수사하던중 20살남짓의 젊은 청년을 알게 됐다.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던 그가 직장도 없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지인을 통해 일자리를 알선해주고 정기적으로 안부전화를 걸어 격려를 해주기도 했다.

김 경위는 야간순찰을 다니면서 훈훈한 사건도 많았지만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학산면에서 근무하던 당시에 범인을 쫓던 중 칼을 들고 위협을 해왔던 사건을 해결하게 됐다. 당시 동료 경찰관은 칼에 찔려 부상을 입었고 자신의 얼굴을 향하던 칼을 피하고 간신히 범인을 제압했다. 범인이 제압당하고 잡혀 사건을 해결됐지만 몇 년이 흐른 지금도 그 때 칼과 마주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공포감에 휩싸인다.

또 도망차량을 북광주톨게이트까지 3시간가량을 뒤따라가 잡기도 했고 순찰차를 향해 약을 올리며 도망가던 폭주족을 잡아 신호위반으로 단속하고 나서 한 음식점에 들렀다가 그 폭주족과 마주쳐 서로 당황했던 경험도 있다.

■ 항상 공정한 업무처리 노력

김 경위가 하루일과를 시작하기 전과 근무를 끝나고 퇴근하면서 하는 일이 하나 있다.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는 하루동안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공정하게 처리하자고 자기자신과 다짐하는 것이다. 또 일과가 끝난 후에는 하룻동안 처리했던 업무를 돌아보며 모든 주민들에게 공정하게 대했는가에 대해 평가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때문에 김 경위는 수년간 지역내 파출소에서 근무를 해왔지만 일반 주민들과 쉽게 깊은 친분관계를 쌓지 않고 있다. 자칫 친한 사람들을 조사하게 될 경우 공정함을 잃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영암읍내파출소 김송범 경위는 “지금까지는 목표를 가지고 앞만 보며 달려왔던 것 같다”며 “사람관계는 기다려주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아 앞으로는 주위사람을 챙기며 서서히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며 인생을 살아가고 싶고 경찰관으로써 보다 책임감을 갖고 주민들에게 봉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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