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난주 수요일 오전 9시. 본지 기자의 휴대폰으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군청 종합민원과였다. 지난 11월 26일자 11면 ‘폐기물 공장허가, 철저한 진상조사 이뤄져야’라는 제하로 나온 사설 내용에 대해 항의의 전화였다.
앞선 11월 19일자 4면에 게재됐던 ‘공장은 하나, 업체는 둘…허술한 허가처리 ‘지적’’이라는 제목으로 나갔던 기사를 두고도 항의한데 이어 두 번째 항의였다. 일정부분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기사가 나갈 때 마다 행정기관에서 기사에 대해 항의를 한다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해당 기자와 종합민원과를 찾았다. 간단한 인사가 끝나자마자 현 과장은 기자에게 삿대질과 고성을 질러댔다. 사설에 ‘재허가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알고도 묵인한 것인지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마치 인·허가과정에서 불법적인 의도가 있다는 식으로 군민들에게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삿대질과 언쟁 속에 서로 감정이 격해진 과정에서 현 과장은 기자에게 “너 나이 몇 살이야! 기사답지 않은 기사를 쓰면서… X같은 새끼가...”라는 상식 밖의 모욕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영암군청의 민원인을 친절히 응대해야 할 종합민원과에서, 그것도 직원들에게 친절을 강조해야 할 과장이라는 직책에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것이 변화와 혁신이 기대됐던 민선6기 일선행정 간부공무원의 실상인지 되묻고 싶다. 지역 언론의 기자들 마저도 업신여기는데 하물며 일반 민원인들에게는 어떠할 것인가? 그동안 군청내부에서 수없이 해왔다던 친절교육의 결과물이 이러한 것인가?
물론, 기자로서 항상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순간 감정적으로 대응한 개인적인 잘못도 있지만 간부급 공직자로서 현 과장의 행태는 분명 잘못 됐다. 그리고 이번 사태가 유야무야 넘어가게 된다면 똑같은 일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군 내부에서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만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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