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정 구 군서면 출신 법학박사 고용노동부여수지청장 전)호남대법학과 강사
국민들을 분노와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참사 6개월여 만에 또 다시 지역축제 공연장에서 어처구니 없는 참사가 일어났다. 지난 10월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공연장에서 걸그룹 포미닛 공연을 잘 보기 위해 주차장 환풍구 위로 올라갔던 27명이 지하 20m 아래로 추락한 사고가 발생,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현장에는 펜스를 쳐 접근을 막았어야 할 환풍구 덮개 주변에 아무런 안전시설이나 위험경고 표시가 없었고, 공연장 안전요원들의 통제도 없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한 나라’의 다짐은 또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지역축제는 다중이 몰리고,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경제걱 실효성과 행복한 축제가 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축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들여다 본다. 현재 지역축제는 2,400여 개에 달하고, 국고에서 지원하는 축제는 75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하루 7개 꼴로 지역에 축제가 열리고 있으니, 말 그대로 전국 곳곳에 축제가 넘쳐나고 있다. 대부분의 축제는 특정한 지역전통이나 생산품 등 의례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요소들을 포함하면서 일정한 의식이나 행렬, 음악, 춤 등을 통해서 특정한 형식을 따르게 된다.지역민들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지역화합과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지역축제는 그 의미가 충분하다. 그러나 중복축제, 모방축제, 경제적 내실 없는 축제가 문제이다.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축제가 8개, 세종대왕을 주인공으로 하는 축제는 6개나 된다고 한다. 최근 서울시와 진주시가 1년 넘게 싸워온 '등(燈)축제'도 중복 또는 모방축제의 하나이다. 지역특성과 전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어느 지역에서 인기가 있다 싶으면 다른 지역에서 모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부실한 콘텐츠와 홍보부족, 유사축제 남발 등으로 경제적인 효과는 미비하고 지역예산을 낭비하는 한편, 예산의 적절성과 투명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채 지자체마다 앞 다투어 치르는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이제 아이디어와 정체성, 핵심 콘텐츠 없이 이것 저것 모아 놓은 중복축제, 모방축제 등은 과감하게 내려 놓아야 한다. 많은 외지인과 외국인이 축제장을 방문해서 축제를 통한 지역경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즉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축제가 필요하다.
 명품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특색있는 관광 이미지를 발굴해서 발전시켜야 한다. 함평군의 ‘나비축제’는 나비를 아이들의 교육과 학부모들의 볼거리로 개발, 가장 성공적인 지역축제로 발전시켰고, 정선군은 기차여행과 시골장을 ‘향수’라는 컨셉 으로 상품화하고, 청도군은 소 싸움을 상품화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문화축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통영시의 윤이상 국제음악축제, 장성의 홍길동 축제, 하동의 청학동, 보성의 차밭을 비롯한 ‘모래시계’로 유명한 정동진, ‘겨울연가’의 촬영지 춘천 등도 지역 부존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경제활성화와 지역 이미지를 극대화한 경우이다.
영암군은 ‘영암호 해맞이축제’를 시작으로 ‘왕인문화축제’, ‘왕인국화축제’, ‘가야금 산조축제’ 등의 축제를 하고 있다. 영암도 외지인, 외국인이 찾아올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경제의 파급효과는 물론 지역이미지 향상, 문화교류 촉진수단으로 큰 의미를 가지면서, 실질적으로 지역을 상징할 수 있는 특화된 관광상품을 발굴, 명품축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명품축제를 발굴, 발전시키는데 영암군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명품축제는 ‘안전명품’도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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